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21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 메신저 끼워팔기 사건을 예정대로 12월 전원회의에 상정하되 심의기간을 1∼2개월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MS측이 사건처리 기한연장을 요청한 데 대해 “예정대로 연내에 전원회의에 상정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지만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차원에서 심의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9시 MS측의 요청에 따라 MS 본사의 최고법률고문인 브래드포드 스미스 선임부사장, 국내외 법률자문단 일행과 1시간여 동안 면담을 가졌다. 강 위원장은 “MS측에 미국ㆍ유럽에 준하는 충분한 방어권 행사기회를 보장할 방침”이라며 “특히 전원회의에 심의속개제가 도입된 만큼 전원회의에 상정되더라도 한두달 더 충분하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신저 외에 끼워팔기 품목이 더 있느냐는 질문에 “두개가 더 있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떤 품목인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건처리 원칙과 관련, “국경 없는 인터넷 경제 발전과 한국 소비자 후생을 목적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와 법적근거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경제행위의 기본원칙인 ‘타자 위해의 원칙(Harm Principle)’은 경쟁법 집행에도 적용돼야 한다”며 “MS와 같은 거대기업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면 경쟁사업자와 소비자 등 타자를 해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스미스 부사장측은 이날 면담에서 “공정위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으며 MS가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갖고 있는 만큼 특별한 책임도 인식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터넷 경제의 발전을 위해 한국의 법집행이 미국ㆍ유럽과 조화를 이뤄야 하며 소비자 후생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 위원장은 “12월 전원회의 상정에 앞서 MS측과 실무 차원에서 의견을 교환해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하도록 하겠다”며 “MS측이 법률ㆍ기술적 측면 외에 자체적인 경제적 분석 결과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