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매도프 금융 다단계 사기 악재… 월가 "울고 싶어라"

CDS 프리미엄 급등속<br>헤지펀드 환매 봇물 조짐


금융위기로 무너졌던 뉴욕 월가의 신뢰성이 버나드 매도프의 금융 다단계 사기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기업의 부도 위험성을 알려주는 지표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고, 헤지펀드들은 투자자금 철수 사태로 곤욕을 치룰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 북미 지역의 125개 기업을 대상으로 산출되는 마켓 CDX 북미 투자등급 지수는 0.03%포인트 상승한 2.65%포인트를 기록했다. 유럽의 마켓 아이트랙스 크로스오버 지수도 0.2%포인트 오른 11.20%포인트로 뛰었다. CDS 프리미엄 상승은 매도프 사기 사건에 글로벌 금융기관 등 기관투자자가 대거 연루,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매도프발 악재로 휘청거리기는 헤지펀드도 마찬가지다. 헤지펀드들은 그간 리스크 분산을 목적으로 펀드오브펀드(여러 개의 펀드를 묶어 하나의 펀드로 만든 상품)에 많이 투자해 왔는데 이들 펀드가 매도프 사기 사건에 얽히면서 고객의 투자 철회가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트레몬트그룹이 매도프 관련 펀드에 33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비롯해 영국계 맨그룹, 스위스계 EIM그룹 등 유수의 헤지펀드들이 고객자산을 날릴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들이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인 방크 베네딕트 헨취는 지난 9월 체결했던 헤지펀드 페어필드 그린위치와의 합병 계약을 최근 전격 철회했다. 페이필드 그린위치가 매도프 사기에 연루돼 70억달러를 잃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특히 상당수 헤지펀드들이 펀드오브펀드 형태로 매도프 펀드에 간접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펀드오브펀드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헤지펀드 컨설팅업체인 키네틱 파트너스의 줄리안 코렉 파트너는 "헤지펀드들이 투자에 앞서 실사(Due diligence)를 제대로 하는 지 여부를 과소 평가해 왔던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실책을 절감하고 있다"며 "헤지펀드 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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