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 무예인 태권도와 로봇이라는 미래기술의 접목으로 우리 아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겁니다.” 18일 개봉하는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 디지털 복원판의 시사회장에서 만난 신철 신씨네 대표(사진ㆍ50)는 감계가 무량한 표정이었다. 지난 2003년 시작한 프로젝트가 햇수로 만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서야 비로소 결실을 맺게 됐기 때문. 2003년 영화진흥위원회 필름보관실에서 복사본이 우연히 발견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디지털 복원작업에 들어간 영화는 2005년 1차 복원작업을 마무리한 후 비로소 이제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처음 필름을 발견했을 때 영화의 색이 다 날아간 상태라서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그리는 게 좋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까다로운 복원 작업이었죠.” 1976년 김청기 감독의 연출로 처음 만들어졌던 ‘로보트 태권V’는 개봉당시 서울에서만 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인기만화영화. 30대 이상의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숙한 존재다. 신철 대표는 앞으로 이 태권브이를 다시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로 부활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로보트태권브이라는 별도의 캐릭터브랜드회사도 설립했고 2006년에는 연예 기획사와 매니지먼트 계약도 맺었다. 앞으로 태권V 3D애니메이션, 게임, 뮤지컬, 완구, 테마 파크 등 전방위로 캐릭터를 활용해서 예정. 신대표는 “태권V를 일본의 건담 같은 캐릭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번 복원판 개봉은 그 첫 테이프를 끊는 의미가 있다. “지금 가족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70~80%가 일본 콘텐츠입니다. 작게는 4조 2,000억부터 크게는 10조까지 커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 전부 외국에 점령돼 있는 것이죠.” 신대표는 자신의 일곱살 짜리 아들도 ‘파워레인저’같은 외국캐릭터에만 빠져 있다면서 “정말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30년 전의 캐릭터에 아이들이 과연 관심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 신대표는 자신만만하다. “그 동안 수많은 초등학교 찾아 다니면서 어린이들에게 태권브이를 보여줄 기회가 있었는데 아이들은 태권브이를 전혀 새로운 콘텐츠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래돼서 재미 없을 거라는 생각은 성인들 만의 편견이죠.” 김대표의 장담대로 이날 시사회장을 찾은 어린이들의 반응은 여느 해외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극장의 분위기와 다르지 않았다. “한국영화시장이 호황이라지만 여전히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한계가 있습니다. ‘태권V’는 이를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정말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포부를 밝히는 신대표는 앞으로 2~3년 주기로 태권V 3D 애니메이션을 계속 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