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투 베트남펀드 만기연장 성공하나


‘무보수 선언’ 한투의 고육책 통할지 주목 올해 총 3,200억원 규모의 베트남펀드 3개가 만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만기를 맞는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펀드 1호가 다음주 수익자 총회를 열고 만기연장을 추진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신운용이 설정하고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첫 번째 공모 베트남펀드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펀드 1호’가 6월30일 만기에 앞서 오는 13일 수익자총회를 열고 만기 연장여부를 결정한다. 이 펀드는 2006년6월30일 5년 만기 폐쇄형으로 설정된 공모형 베트남펀드로 한국증권에 따르면 가입자수 4,000여명에 설정액은 745억원에 달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펀드는 설정 이후 30.08%(4일 기준)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올 11월 만기를 맞는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펀드1호(손실률 54.70%)’에 비해선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한국증권과 한국운용은 펀드를 해산해 손실을 확정하는 대신 두 펀드를 모두 개방형으로 전환한 뒤 손실폭을 줄여보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폐쇄형 펀드의 개방형 전환과 5년 만기 연장에 동의하는 투자자에 한해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를 받지 않기로 하고 지난 25일부터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수익자들에게 수익자총회 안내문을 발송한 상태다. 만기를 연장하려면 펀드 투자자의 과반수(좌수 기준)가 수익자총회에 참석해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수익자들의 결의를 통해 폐쇄형펀드가 개방형으로 전환되면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자유롭게 회수할 수 있게 되고 환매를 원하지 않는 투자자들은 투자 기간을 연장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베트남 증시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원금 손실에 불만이 높은 투자자들이 만기 연장에 동의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지난 3월 한국운용은 사모펀드인 ‘한국 사모 월드와이드 베트남혼합증권1호’의 만기를 3년 연장하는데 성공했지만 공모펀드까지 만기 연장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사모펀드의 경우 기관과 고액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 고객 수가 적어 쉽게 정족수를 채우고 수익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지만 4,000여명에 달하는 공모펀드 수익자들 중 절반이상이 총회에 참석하거나 서면 의결권을 행사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폐쇄형 베트남펀드 중 가장 먼저 만기를 맞은 ‘GB블루오션베트남주식혼합형 투자회사 1호’도 만기 연장을 안건으로 수익자 총회를 개최했으나 과반수가 참석하지 않아 결국 반토막 수익률(-48.80%)로 청산됐다. 만기 연장이 해법인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지난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 증시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베트남 증시(VN인덱스)는 400포인트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뿐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 했다. 중국에 이은 차세대 투자처로 주목받으며 역사상 고점을 찍었던 2007년 3월(1,170.67)에 비하면 470선에 머물고 있는 현 지수대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초 이후 악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과열로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는 등 인플레이션이 더더욱 심각해지고 있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베트남의 신용등급을 ‘Ba3’에서 ‘B1’으로 낮추기도 했다. 단기간에 수천억원 규모의 베트남펀드를 설정하고 판매한 한국운용과 한국증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국내에서 베트남펀드 투자붐이 일었던 2006~2007년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 규모는 2005년 40조동(VNDㆍ24억달러)에서 2006년 221조동(130억달러), 2007년 492조동(305억달러)으로 급격하게 불어났다. 시총 규모에 맞지 않는 대형펀드들이 수백, 수천억원대 자금을 모아 베트남 증시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의 규모에 비해 과대한 규모의 펀드를 단기간에 팔면서 베트남 증시 버블을 조장하고 나아가 시장과 함께 공멸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시총 규모는 크게 늘어났지만 상장기업 중 국영기업 비중이 커 유통물량 자체가 적다”며 “최근 베트남 증시 거래대금이 호치민과 하노이 증시를 합쳐 500억원이 채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한해 만기를 맞는 3,200억원 규모의 공모펀드가 한꺼번에 청산될 경우 심리적으로나 물량적으로나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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