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집값 상승 부추기는 뚝섬 분양가

[사설] 집값 상승 부추기는 뚝섬 분양가 서울 성동구 뚝섬의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확정됐다. 최고 가격은 3.3㎡당 4,598만원이고 평균 분양가도 4,374만원이나 된다. 지난 2006년 말 뚝섬 인근 성수동 ‘서울숲 힐스테이트’의 평균 분양가 3,280만원과 비교해도 1년 사이에 1,000만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성동구청은 뚝섬의 위치와 환경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만큼 고분양가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입지가 좋다는 강남 도곡동에서도 지난해 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지 않은 것을 보면 별로 설득력이 없다. 뚝섬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가 이처럼 치솟은 데는 일차적으로 서울시의 책임이 크다. 추첨으로 진행되는 공공택지 분양과 달리 경쟁입찰 방식으로 분양함으로써 당초 매각 예상가보다 186~242%나 비싸게 팔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뚝섬 상업용지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오피스ㆍ상업시설ㆍ호텔 등 복합단지로 개발이 추진되면서 아파트가 전체 땅값을 더 많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또한 고분양가 논란으로 업체들이 정부 눈치를 보면서 분양이 지연돼 높은 땅값에 대한 금융비용마저 만만치 않자 분양가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문제는 뚝섬의 높은 분양가가 강남 아파트 값 등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뚝섬과 마주보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의 재건축 집값이 들썩일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가뜩이나 새 정부 출범으로 용적률 상향조정 등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 뚝섬의 고분양가가 강남 집값 상승에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1998년 분양가 자율화가 이루어진 이래 부동산시장은 높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올리고 다시 분양가를 높이는 악순환을 계속해왔다. 최근 10년 동안 아파트 가격이 서너배씩 뛴 것은 공급확대를 게을리했던 정부에도 책임이 있으나 부동산 불패신화에 편승해 고분양가를 주도한 건설업체들의 책임 역시 무겁다. 아파트도 상품인 만큼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폭리를 노린 지나친 고가 마케팅은 주거안정을 해친다는 점에서 적극 막아야 마땅하다. 경기부진 속에 부동산시장이 가까스로 안정을 보이는 와중에 아파트 분양가가 사상 최고를 기록함으로써 주택시장이 다시 들썩이게 됐다. 이번 아파트 분양가 폭등의 일차적인 책임이 땅장사를 한 서울시에 있다는 것이 문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