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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 400m 계주서 세계新 "역시 천하무적 볼트!"

“100m는 ‘셋(set)’을 ‘고(go)’로 잘못 들어”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지난 3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끝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에서 우승한 뒤 '선더볼트 세리머니'로 금메달을 자축하고 있다. 남자 100m의 실격 쇼크를 딛고 200m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부활한 볼트는 대회 종반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대구=김주성기자

두 번 실수는 없었다. ‘번개’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가 100m에서의 부정출발 실격 충격을 딛고 세계선수권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트는 지난 3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40의 기록으로 우승해 2연패를 달성했다. 100m에서 마음이 앞선 탓에 경기를 망쳤던 볼트는 200m에서는 조심스러운 출발로 스타트 블럭을 박찼다. 출발 반응속도가 0.193초로 8명 가운데 가장 늦을 만큼 신중했다. 그러나 곡선 주로에서 금세 선두로 치고 나간 볼트는 경쟁자들과 압도적인 격차를 과시하며 여유롭게 1위로 골인했다. 2위 월터 딕스(미국ㆍ19초70)와의 차이는 무려 0.3초였다. 볼트가 기록한 19초40은 자신이 2년 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19초19의 세계기록에는 못 미치지만 올 시즌 세계 최고기록이다. 시즌 종전 기록은 볼트가 기록한 19초86. 19초19 이후 200m에서 나온 2년 만의 최고기록이자 역대 네 번째로 빠른 기록이기도 하다. 전날 준결선 통과 뒤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스파이크를 던져 ‘깜짝’ 선물을 하는 등 화끈한 팬 서비스를 선보였던 볼트는 이날 우승 뒤에는 20여분이나 트랙에 머물며 지옥에서 천당으로 돌아온 기쁨을 만끽했다. 광고판을 넘어가 팬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익살스러운 동작으로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태권도 동작으로 흥을 돋우고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받아들어 멋들어지게 취재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는 구름 취재진의 무수한 질문에 일일이 답하느라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데만 1시간 이상이 걸렸다. 볼트는 “200m는 긴 거리이기 때문에 많은 생각이 든다. 나 자신에게 계속 ‘잘할 수 있다’고 암시를 걸었다. 최고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만족할 만하다”면서 “내년 런던 올림픽은 이번에 100m를 못 뛰었다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각오가 더 새롭다. 내년 시즌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기대가 크다. 나는 전설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볼트는 또 100m 부정출발 상황에 대해 “시즌 내내 스타트를 집중 훈련했는데 빨리 뛰고 싶어 안달이 나 부정출발을 한 듯싶다. 흥분한 상태에서 ‘가자, 가자’라고 속으로 되뇌는 사이 ‘셋(set)’ 소리를 ‘고(go)’로 잘못 들었다. 9초60 정도는 나올 수 있었는데 내 실수였다”면서 “차분하게 경기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제는 경기 자체를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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