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한 남자가 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리는 남자. 하지만 이 남자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경우 더 궁금해지는 것은 오히려 그 상대방이다. 도대체 어떤 대단한 여자길래 이 특별하다 못해 괴이하기까지 한 남자를 품을 수 있을까. 20일 개봉하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우진'과 사랑에 빠지는 여자 '이수'를 연기한 배우 한효주(28·사진) 또한 공감했다.
"'이수'는 정말 대단해요. 제가 가진 그릇보다 세 배는 더 큰 것 같아요. 게다가 모든 것을 희생하고 헌신해야 하는 사랑에 풍덩 빠질 줄도 알죠. 언젠가는 이수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이토록 사려 깊은 '이수'는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답게 아름답기까지 하다. 원래도 예쁜 한효주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특히 돋보인다. 비단 얼굴뿐 아니라 조곤조곤한 말투와 화사한 웃음, 부드러운 몸짓들이 모두 합쳐지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다. 그는 "감독님이 워낙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시는 타입이라 저도 열심히 관리(?)했다"며 "전날 맥주 세 잔 마시고 갔는데 감독님 표정이 안 좋은 걸 보고 그 후론 거의 술을 안 마셨을 정도"라며 웃었다.
촬영 과정 또한 남달랐다. '이수'의 상대 '우진'의 역할로 단역까지 포함, 모두 123명이 모였다. 대사가 있거나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 배우가 그중 21명. 마지막 키스 장면에서는 총 13명의 배우가 한효주와 입을 맞췄다.
"제가 자리에 있으면 13명의 배우분들이 차례로 저와 키스를 하는 거예요. 되게 어색했죠(웃음). 배우분들끼리 그날 서로 처음 보는 경우도 많았을 거예요. 제가 민망해 하거나 어색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진지하게 임했죠"
짧으면 반나절 길어야 2~3일, 때로는 목소리만으로 '우진'들을 만나며 한효주는 어느새 '이수'와 같은 마음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설레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한.
"이를테면 김주혁 선배님과는 이별 장면을 찍게 됐는데, 또 그날 처음 만난 거죠. 현장에서도 만나자마자 이별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선배님의 눈빛과 대사가 정말 그 전부터 오래 알고 지내던 느낌인 거예요. 정말 '우진'과 헤어지는 것처럼 가슴이 아팠어요"
한효주는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해 준 것이 상대 배우들 덕분이라고 강조하며 영화의 가장 큰 매력 또한 그 지점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매력적이고 뛰어난 배우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영화가 또 어디 있을까요. 두 번 다시 이렇게 캐스팅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 어떤 분들은 사실상 저의 '원톱' 영화라는 식으로도 평을 하시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이 대단한 배우들과 함께 해서 든든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를 제가 끌고 간다는 게 기쁠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