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 'X6 하이브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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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휴양 도시 마이애미. 선선한 바닷바람이 기분 좋은 아침, 취재진이 묵은 호텔 앞에 SUV 10여대가 도열하듯이 대기 중이다. BMW가 첫 선을 보인 'X6 하이브리드'다."BMW의 하이브리드 차는 뭐가 다르냐"는 질문에 "타 보면 안다"는 BMW 엔지니어들의 답변을 들었던 터라 한시라도 빨리 차에 오르고 싶었다.
디자인은 기존 X6와 거의 같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장착을 위해 본네트 중앙이 살짝 솟아오른 것 외에는 다른 점이 없다. 쿠페형이면서도 왠지 육중하게 느껴지는 외관, 그대로다.
인테리어 역시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내비게이션 화면 일부를 하이브리드 구동 원리를 설명한 그래픽으로 처리한 것이 눈에 띈다. 모터만 작동될 경우, 엔진과 모터 함께 구동하는 상황, 이밖에 액셀을 밟지 않았을 때 배터리 충전 과정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키를 넣고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반응이 없다. 스타트 버튼을 끄고 재 시동을 걸었다. 조금 큰 파도 소리가 아이들링 시의 소음을 삼켜버린 것. 이 차가 하이브리드 차임이 새삼 느껴진다.
액셀을 천천히 밟아 전기모드로만 주행을 시작했다. 액셀 조작을 조심스럽게 유지하자 차는 시속 40Km가 되도 전기로만 구동하며 팜 비치의 고급 주택가를 소리 없이 지나간다. 시속 60Km까지도 모터로만 주행 가능하다는 게 BMW측의 설명이다.
차는 미국 동부를 종단하는 95번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액셀에 힘을 가하자 하이브리드의 힘이 더해진 X6의 '본능'이 유감 없이 발휘된다. 79.5kg/m의 토크가 폭발적인 가속력을 제공하며 질주를 시작한다. 480마력의 출력이 잠깐 사이에 속도계를 시속 120Km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액셀을 조금 더 밟자 시속 170km을 넘어서며 200Km에 육박한다. 제한 최고 속도는 시속 236Km. 옵션인 스포츠 패키지를 사용하면 시속 250Km도 가능하다. 시속 130Km가 돼야 비로서 엔진음이 귀에 들어온다. 그것도 기분 좋은, 디자인된 사운드다.
고속도로에서 벗어난 해변도로에서 정지 신호에 걸렸다. 오른 편으로 서핑을 즐기는 피서객들이 눈에 들어온다. 파란 신호와 함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을 테스트 했다. BMW의 설명은 5.6초지만 체감한 시간은 더 빨랐다.
이 정도 수준의 주행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연비는 리터당 10.1km. 2개의 모터가 장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공로다. BMW 엔지니어들의 말 대로 타 보니'액티브 하이브리드'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X6와 달리 핸들링까지 매우 부드러워진, 야생마에서 여성 스프린터로 다시 태어난 듯한 느낌을 주는 X6 하이브리드. 문제는 가격이다. 미국 출시 가격이 8만9,900달러, 국내 가격은 1억2,980만원이다. 하이브리드 차에서 '액티브'함까지 즐기려는 드라이버라면 가격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