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가 미래 성장전략과 관련해 '4인 4색'의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에너지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신사업, GS칼텍스는 고도화설비 증설, S-OIL은 석유화학설비 투자,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각각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 바로 그 것.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미래 먹을거리로 전기차용 배터리, 2차전지 분리막 등 신사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SK에너지는 특히 국내 첫 전기차로 최근 청와대에서 선을 보인 현대차의 '블루온'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SK에너지는 블루온 외에도 현대차그룹의 블루온 후속 양산모델, 전기버스용 배터리와 CT&T 'e-zone'의 배터리 개발에도 참여하는 등 배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최근 현대차ㆍ미쓰비시후소 등에 이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의 배터리 공급과 관련해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GS칼텍스는 중질유를 분해해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로 만드는 고도화설비에 집중 투자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제3중질유분해시설의 막바지 시험가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인 총 2조6,000억원이 투입된 이 설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GS칼텍스의 고도화비율은 업계 최고인 28.7%로 높아진다. 연간 수출 증대 효과도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시설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 극대화가 필수"라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지시에 따라 설계돼 에너지 절감 효과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감압증류시설에 냉동기를 도입해 스팀 사용량을 절반 이상 줄이는 등 이 시설에서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비용만 연간 231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S-OIL은 경쟁 업체에 비해 고도화시설 투자를 선제적으로 마친 만큼 석유화학 부문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1조4,000억원을 투자한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가 내년 6월 마무리되면 연산 90만톤의 파라자일렌과 28만톤의 벤젠 등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새로 갖추게 된다. 이 시설들이 완공되면 S-OIL의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은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다. S-OIL의 한 관계자는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가 정유 부문에 너무 치우쳐 있어 석유화학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익성도 높인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OIL의 전체 사업에서 정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현대오일뱅크는 새 대주주가 된 현대중공업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종합상사와 자원개발 등 '업스트림'부터 석유 정제ㆍ판매 등 '다운스트림'까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한 관계자는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현대종합상사와 함께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다"면서 "양사의 발전적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