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 교원들의 도를 넘은 '탈선'이 잇따르고 있다. 50대 여고 교사가 수업시간 중 포르노 동영상을 보다 실수로 수업용 TV에 내보내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냈다. 또 30대 유부녀 교사가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났고,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진정이 접수됐다. 학교 현장이 온통 성 추문으로 얼룩진 형국이다.
지난 14일 경북 안동 A여고 김모(55)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자율학습을 하도록 한뒤 자신은 교사용 컴퓨터로 10여분간 소위 '야동'을 감상했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 조작 실수로 영상이 교실내 대형 TV에 그대로 나갔고 이를 본 여학생 중 일부가 놀라 교실 밖으로 뛰어 나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TV방영시간이 10분이 넘었지만 이 교사는 이를 모르고 '야동'에 빠져 있었다.
한 여학생은 "도덕 시간에 자율학습을 하던 중 갑자기 칠판 옆 TV에서 눈 뜨고 못 볼 화면이 나와 친구들과 수군거리다가 한 학생이 '선생님 화면 나와요'라고 소리치니까 그제서야 급하게 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학교 교장은 "김 교사가 자율학습 끝날 무렵 요점정리 메일을 확인하다 실수로 동영상을 켰다고 해명했기 때문에 경위서를 받고 엄중경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교사는 지난해 9월에도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처분을 받았지만 학교측으로부터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모 중학교 기간제 여교사 C(35)씨는 10일 영등포역 지하주차장 자신의 승용차안에서 제자인 3학년생 D(15)군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18일 해임됐다.
경찰 관계자는 "C교사와 D군은 돈 거래 없이 합의에 따라 성관계가 이뤄졌기 때문에 현행법상 교사를 처벌할 규정이 없어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형법 305조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지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D군은 15세여서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탈선은 C교사가 D군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본 D군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이 여교사의 실명과 사진 등 신상이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공개되고 네티즌들이 마구잡이로 퍼뜨려 또 다른 물의가 빚어지고 있다.
서울 E초등학교에선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소속 학부모들에게 개교기념일에 맞춰 '교훈석' 건립 명목으로 500만원을 요구했고, 학부모들과의 술자리에선 여러 차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진정이 접수돼 시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했다. 학부모들은 학교발전기금이 학운위의 동의없이 교사들의 회식 비용으로 사용됐으며 교사들과의 상견례 비용으로 1인당 150만원씩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진정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돼 조사를 마친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