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저축은행 꼴 날라…" 다른곳도 문의 급증

■ 청해진해운 여파 뒤숭숭한 신협들

대출해준 곳 감사 착수 소식에세모와 관련있는지 불안 커져

업계 "뱅크런 재연되나" 우려

"(세모그룹과) 관련이 있든 없든 모든 신협에 타격이 있습니다. 없을 수가 없죠. 그것 때문에 요즘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고 있습니다."

침몰한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그 계열사들이 단위 신협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받은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금융감독원이 이들 신협을 감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신협들이 긴장하고 있다.

대출이 확인된 한평신협과 세모신협, 인평신협, 남강신협 등 10여곳의 감사 대상 신협은 물론이고 이와 전혀 상관없는 지역 신협에도 '과연 돈을 믿고 맡겨도 되느냐' '세모그룹과 우리 동네 신협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신협 관계자들은 지역사회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영업을 해온 만큼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보지만 고객들의 불안이 결국은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관련기사



지역 신협의 한 관계자는 29일 "고객들이 찾아와 예금을 믿고 계속 맡길 수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예금 빼가겠다는 분들도 있다. 전반적으로 창구를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 자체가 뜸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잘 모르시는 분들은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생각하고 신협에도 도덕적으로 해이한 사장이 있어서 개인 주머니로 돈을 챙기거나 비리를 저지를 거라고 지레 겁을 먹기도 한다"며 "지역 기반을 잡기 위해 각종 지역행사에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가며 애를 쓰고 예금을 끌어왔는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감사를 받는다는 이유로 고객들이 불안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협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어떤 지점에서는 신협이 세모그룹 계열사냐는 말도 안되는 전화를 받기까지 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신협은 주식회사가 아니라 조합원들의 돈으로 이뤄진 구조인데 결국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갈까 두렵다"며 "더 이상의 억측이나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금감원은 신협에 대한 규제의 끈을 더욱 조여오고 있다. 금감원은 신협이 규정을 초과해 비조합원에게 대출을 늘리거나 부실대출을 정상 대출로 위장시켜 순자본비율을 높일 경우 징계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신협은 해마다 신규 대출 가운데 3분의1 이상을 비조합원에게 대출해서는 안 되는데 이 같은 대출 한도를 70% 초과한 100억원 이상 빌려주는 직원은 앞으로 면직당한다. 아울러 일부 신협이 부실채권을 정상 대출로 위장시켜 순자본비율을 높일 경우 면직이나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등 순자본비율의 과대 계상도 엄격히 제한된다. 이 같은 규정은 이르면 6월부터 시행된다.

앞서 28일부터 시작된 금감원 특별감사는 이번주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신협 관계자는 "신협은 은행과 달리 규모가 작기 때문에 대출 건수 자체가 별로 없어서 이번주 안에 대부분의 감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