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호조를 보인 아시아 지역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하반기에는 지난해 기록했던 사상 최고 수준의 호황을 재연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 부동산 투자업체 중 하나인 존스랑라살(JLL)이 아시아 부동산시장에 10억달러 투자를 결정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도 활발해지고 있다.
미 경제전문 방송 CNBC는 15일(현지시간) JLL의 분석을 인용해 "올 하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급증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1,268억달러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스튜어트 크로 JLL 아태지역 자본시장 대표는 "2·4분기 들어 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만한 사업과 대규모 부동산투자신탁(REIT)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전체 거래규모가 늘었다"며 "임대시장이 커지고 사모펀드 투자 수요도 늘고 있어 하반기 시장은 한층 분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4분기 중 이 지역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전분기 대비 32% 증가한 320억달러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홍콩·한국·인도 시장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홍콩의 경우 2·4분기 거래가 전년동기 대비 24% 늘어난 18억달러를 기록했으며 한국은 26% 증가한 29억달러였다. 인도 역시 루피화 안정화와 새 정권 출범에 힘입어 투자가 활발했다고 JLL은 밝혔다. 호주는 연초 캐나다 연금계획투자이사회(CPPIB)와 호주 사무실 빌딩업체 덱서스부동산그룹의 호주 커먼웰스부동산 오피스펀드 공동인수 등 대형 계약에 힘입어 7% 늘어난 78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의 경우 경기둔화와 신용붕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음에도 2·4분기 거래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4% 감소했으며 일본도 4월 소비세율 인상의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18% 줄어든 84억달러에 그쳤다.
글로벌 투자자금도 계속 유입되고 있다. 라살투자운용은 최근 아시아 지역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자금 10억달러를 조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이 중 5억8,500만달러는 중국 부동산이나 일본·호주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상업용 건물에 3년 정도 투자하는 '오퍼튜니티펀드'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처럼 아시아 부동산시장이 주목되는 것은 미국과 유럽의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고수익에 목마른 투자가들이 아시아 지역 성장세에 따른 부동산시장 활성화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1%대의 저성장에 머무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국가들과 비교하면 이 지역은 여전히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JLL 산하 라살투자운용의 마크 가베이 아태지역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 지역은 인구구성, 일자리 증가, 자금 유동성 등 기본조건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 투자전략을 고수했던 일부 퇴직연금기금들도 최대 20%의 수익률을 좇아 이 지역 부동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시 퇴직연금기금의 크리스티나 디 레바는 아시아 부동산 투자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힌 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 지역 부동산시장은 매력적 투자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