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지난 7월 미디어법 처리의 앙금을 떨치지 못하고 16일 국회에서 정면 충돌했다.
쟁점법안 처리를 포함해 국정감사와 예산안 등을 앞두고 이른바 기선잡기 차원의 '전초전'을 치른 것. 여기에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무산에 따른 책임공방도 거세게 이어졌다.
◇유선호 법사위원장 "의장 사퇴하라"VS 장제원 "부끄럽다"=김형오 국회의장은 본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위한 여야의 협조를 당부하면서 "국회의원의 의견 개진은 정상적인 절차와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1일 민주당의 본회의장 피켓 시위와 집단 퇴장을 비판했다.
이에 법제사법위원장인 유선호 민주당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김 의장의 행동을 문제삼고 "의장의 균형감각은 마비됐고 더 이상 공정한 중재자도 사회자도 아니었다"며 "헌정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비민주적 지도자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선진국 사례를 들고 "직권상정제도는 마땅히 폐지돼야 하며 계류된 심사기한 지정제한 국회법 개정안과 법률안 조정절차 신설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며 김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반론 차원의 신상발언에서 "의장의 사퇴를 운운하고 의장을 폄하하는 행위는 스스로 국회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그는 "개원식 때 국정감사의 대상인 국무위원들 앞에서 고함을 지르고 시위를 벌이다 퇴장하는 모습을 보고 얼굴이 화끈거렸다"며 "그래야 야성이 돋보이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노동장관 청문회 무산 갈등 '평행선'…소모전만 반복=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 무산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게 일었다. 조원진 간사를 포함한 한나라당 소속 환노위원들은 공동 성명에서 "환노위는 개원 이후 현재까지 소위를 구성하지 못해 최장기간 법안소위 미구성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매일 경신하고 있다"며 "위원장의 독단적인 회의 진행을 막고 재발방지를 위해 반드시 소위가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재윤 민주당 간사는 "(한나라당이) 사퇴하라고 촉구하는 위원장에게 상임위를 개회하라고 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결의안을 철회하는 결자해지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