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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시 세야역 앞의 한 신축건물. 추운 날씨에도 이른 아침부터 노인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요코하마시 주택공급공사가 주최해 이날 열린 제34차 고령자형 우량 임대주택 '리안세야맨션' 59가구의 첫 설명회에 입장하기 위한 행렬이었다. 공사 측은 고령자 임대주택의 인기가 높아 최대 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일본 임대주택 정책은 이미 시작된 고령화 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급격히 늘어난 노년층의 주거복지가 중요한 현안 과제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2001년 '고령자 거주 안전확보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후 2003년부터 지자체와 도시재생기구(UR)를 중심으로 고령자용 임대주택건설에 주력하고 있다. 이 임대주택은 소득에 따라 인근 시세 대비 최대 40% 저렴하게 공급되며 특화된 설계와 복지ㆍ의료설비로 노인층의 인기가 높다.
설명회를 개최한 리안세야맨션의 경우 1층에 의료시설과 복지커뮤니티시설을 설치했으며 입주노인들은 안내데스크를 통해 24시간 상담 받을 수 있다. 건물복도와 주택 내부에는 손잡이와 안전바가 곳곳에 설치돼 있으며 언제든 긴급호출이 가능하도록 외부로 연결되는 버튼이 배치돼 있다. 월 1만엔(14만원) 안팎의 추가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민간 노인복지사의 정기적인 방문상담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UR는 올해까지 기존 임대주택을 개조하는 방법으로 전국에 2만2,000가구의 고령자용 임대주택을 건설했다.
지자체들의 관심도 높다. 요코하마시의 경우 2003년 제1차 공급을 시작으로 33차례에 걸쳐 3,000여가구의 고령자용 우량 임대주택을 공급했다.
요코하마시 주택공급공사의 이시이 치에코씨는 "노인이 살기 편한 최신식 설계에 시설을 갖췄음에도 가격이 저렴해 문의가 많다"며 "다만 시의 재정적 한계로 연간 공급량은 300가구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