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한국라면 먹어본 흑인들 난리 났다
한국-일본, 라면전쟁일본업체 선점 미국시장서 토종브랜드 공략속도 높여농심 3년내 2위 도약 목표… 오뚜기·팔도도 수출 성장세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
농심, 오뚜기, 팔도 등 국내 라면업체들이 일본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미국 라면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라면 한-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일본에서 시작돼 중국, 한국 등 동양권을 중심으로 발달한 라면 문화는 자국에서 성공한 일본, 한국 라면업체들이 다인종국가인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미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연간 라면소비량은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베트남, 미국, 한국 순이며 미국의 라면소비량은 40억 3,000만개 수준이다. 특히 미국은 6위인 한국(35억9,000만개)보다 5억개 이상 더 많은 라면 소비대국인 만큼 국내 업체들의 시장 공략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농심은 2005년 설립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라면공장의 생산라인을 증설해 연간 생산량을 4억 4,000만개에서 5억 5,000만개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4일 밝혔다.
신라면블랙, 너구리 등을 생산하는 농심 LA 라면공장의 생산라인 증설작업은 공장 설립 후 처음이다. 농심은 공장 증설을 통해 지난해부터 '월드스타' 싸이를 모델로 기용해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신라면블랙'의 성장세에 가속도를 더한다는 전략이다. 신라면블랙은 미국에서 '싸이라면'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교포와 중국계는 물론 히스패닉, 흑인 등으로부터 폭넓게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게 농심측 전언이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신라면블랙의 매출은 1,500만달러에 달했고 올해는 1,8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미국 라면시장 규모는 10억달러(2012년 기준) 수준으로 일본 라면업체인 동양수산(50%), 일청식품(30%)이 각각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블랙을 중심으로 '랍스터사발', '비프사발' 등 현지인 입맛과 기호를 반영한 현지특화형 제품도 함께 선보이면서 농심아메리카의 매출을 지난해 1억 4,000만 달러에서 올해 40% 이상 늘어난 2억 달러로 확대하는 한편 현재 14%로 3위에 그치는 미국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3년내 2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팔도 역시 스테디셀러 '도시락'을 중심으로 해외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남자라면'을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
1983년부터 미국 수출에 나선 팔도는 지난해 꼬꼬면, 사발면, 비빔면 등으로 미국에서 1,2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남자라면을 미국 수출 품목에 새롭게 추가했고 케이블TV광고 및 주요 유통채널에 전용 매대 설치 등을 통해 남자라면의 매출을 늘려 지난해보다 8% 늘어난 1,300만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깨라면, 열라면, 진라면 등을 미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오뚜기는 올 1~2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늘어나는등 연초부터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올해 미국 수출 목표 역시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500만달러로 잡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부터 주력제품인 참깨라면 봉지면을 미국 수출 품목에 추가한 데 이어 올해는 그 동안 LA지역의 한인ㆍ히스패닉ㆍ화교 거주지 중심이었던 유통채널을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텍사스 등 백인 거주지로 확대해 소비 저변을 넓혀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