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보유세를 부과하는 기준이 되는 표준지 공시지가가 전국 평균 4.14% 오르면서 세금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시지가가 15.5% 급증한 세종시와 혁신도시 등 개발이 진행되면서 땅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지역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함께 큰 폭으로 늘어나 지가 상승률보다 더 높은 부담을 안게 된다.
◇땅값 20% 오른 세종 다정동…보유세는 100만원↑=24일 원종훈 국민은행 WM컨설팅부 세무팀장에 따르면 공시지가가 지난해 5억6,000만원에서 올해 6억7,200만원으로 20% 오른 세종시 다정동 토지 1,120㎡의 보유세는 1년 만에 100만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재산세와 종부세가 각각 260만800원, 23만400원이었으나 올해는 318만960원, 66만480원으로 총 35.68% 증가했다. 이 부지는 종합 합산 대상에 속하는 땅으로 공시지가 5억원이 넘으면 종부세를 내야 한다.
대구 북구 태전동 1,504㎡ 땅은 공시지가가 지난해 4억7,676만8,000원보다 5.68% 오른 5억384만원을 기록하면서 종부세 부과기준인 5억원을 올해 처음 넘겼다. 이에 따라 올해 새롭게 종부세 1만4,745원이 부과되면서 늘어난 재산세까지 합해 총 232만4,636원의 보유세를 부담해야 한다.
5억원 이하 토지는 종부세가 합산되지 않기 때문에 세 부담 증가액이 상대적으로 낮다. 윤동수 이촌세무법인 세무사에 따르면 올해 공시지가 4억7,616만원인 제주 서귀포 서귀동 512㎡ 땅의 재산세는 8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4만3,000원 늘었다.
별도 합산 부지의 경우 80억원을 기준으로 종부세 대상에 속하게 된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토지(1,040.1㎡) 공시지가는 126억8,922만원으로 지난해(121억6,917만원)보다 4.27% 올랐다. 이에 따른 보유세는 6,353만4,847원(재산세 5,363만1,214원·종부세 990만3,633원)으로 지난해보다 5.58%(335만5,362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지가가 32.4% 급등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부과되는 보유세도 34억원 이상 늘어난다. 이 땅 소유주가 지난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해 104억5,396만원을 냈다면 올해는 138억7,98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혁신도시·택지개발지구 땅값 상승 이끌어=올해 표준지 공시지가의 상승을 주도한 지역은 개발 호재가 풍부한 혁신도시와 택지개발지역이다. 전국 평균 상승률이 4.14%인 데 비해 혁신도시는 29.28%, 택지개발지역은 5.63%의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가 위치한 전남 나주의 경우 26.96% 상승해 시·군·구 단위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 밖에 △세종 15.5% △경북 예천 15.41% △울산 동구 12.64% △경북 울릉 12.45% 등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경기 고양 덕양의 경우 중심상업지역의 침체와 농경지의 가격하락 등으로 0.04% 하락했다. 경기 일산 서구도 정비사업이 지연되고 1기 신도시 기반시설의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0.2% 상승에 그쳤다.
한편 서울 내 주요 상권 중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이 15.23%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태원 상권이 10.2% 올라 뒤를 이었으며 강남역 사거리 인근과 홍대 상권은 각각 9.47%, 6.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