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TV방송을 개국하는 것은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됐다 이국 땅에서 잠든 영령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는 8월15일 광복절에 사할린 우리말 TV방송을 개국하는 김춘자(53) 한국어방송 국장은 15일 방한, 우리말 TV방송 개국을 앞두고 남다른 소회를 감추지 않았다.
김 국장은 “방송은 러시아어일 경우 한국어자막 처리하고 한국어일 경우 러시아말로 자막 처리해 동포뿐만 아니라 러시아인들에게도 한국을 알리는 문화사절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말 TV방송은 러시아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드라마 ‘모래시계’와 신세대 가수들이 부르는 대중음악을 내보내 사할린에서도 ‘한류열풍’을 불게 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개국 준비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우리말 TV방송은 첫 방송으로 뉴스와 드라마, ‘뿌리를 찾아서’ ‘사할린 그리고 한민족’ ‘한글교실’ ‘전통문화 따라 배우기’ ‘가요무대’ 등을 방송할 예정이며 앞으로 영주 귀국해 살고 있는 동포들의 소식과 대륙으로 이주해 간 동포들의 소식, 성공한 사할린 한인들을 조명하는 프로그램도 제작할 방침이다.
김 국장은 “우리말 TV방송은 사할린 한인들의 숙원 사업이었다”며 “러시아 방송과 일본 방송을 보면서 자라 우리 말을 거의 못하는 2~3세들에게 우리말 TV방송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는 ‘교사’ 역할을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국을 앞둔 김 국장은 여전히 걱정거리가 많다. 아직 우리 말을 유창하게 하는 아나운서와 기자ㆍPD가 없다. 개국을 앞두고 동포 3세 아나운서 1명과 엔지니어 1명이 국내에서 한국어와 방송기술 연수를 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