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6월 25일] <1732> 리틀빅혼


미군 전사자 268명에 부상 55명. 인디언은 전사 136명, 부상 160명. 1876년 6월25일, 미국 제7기병대와 수족 인디언 간에 벌어진 리틀빅혼 전투의 결과다. 인디언 전쟁에서 미군이 최악의 패배를 당한 이 전투는 꽤나 유명하다. 영화나 TV드라마로 무수히 방영됐기 때문이다. 50편 이상 제작됐다는 영화의 줄거리는 한결같다. '선량한 백인을 보호하기 위해 벌떼처럼 달려드는 인디언과 용감하게 맞서는 제7기병대와 커스터 장군의 장렬한 최후….' '백인은 정의롭다'는 영화의 메시지는 사실일까. 리틀빅혼 전투에서만큼은 그 반대다. 싸움이 일어난 이유부터 그렇다. 백인들에게 거듭 양보해 삶의 터전을 잃고 서부로 쫓겨난 인디언의 보호구역마저 또다시 빼앗으려는 미국의 욕심이 피를 불렀다. 결정적으로 인디언 지역에서 금(金)이 발견되자 미국 정부는 대화 창구를 닫고 대규모 군대를 보냈다. '정의로운 커스터 장군'도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 육사를 꼴등으로 졸업했지만 남북전쟁에서 공을 세워 23세에 민병대를 이끄는 '전시준장'에 임명된 적은 있었어도 정규군에서 계급은 중령이었다. 근무지 이탈로 정직이라는 징계를 받았을 만큼 성실하지도 않고 잔혹하며 지략보다는 '돌격'에만 매달렸던 그가 '지덕을 겸비한 정의의 사도'로 포장된 이유는 백인사회의 고의적 왜곡. 건국 100주년 분위기에 들떠 있던 미국은 패장 커스터를 영웅으로 만들며 인디언을 더욱 짓눌렀다. 인디언의 식량원을 차단하기 위해 버펄로떼를 멸종시킨 것도 이 무렵이다. 인디언들은 오늘날 완벽한 자유를 누리고 인구도 늘고 있다지만 내용은 그리 좋지 않다. 인디언 지역에 매장된 금과 석유ㆍ목재자원을 얻기 위해 일부러 원주민 여성과 결혼하는 백인들 때문에 혈통 자체가 용광로 속에서 뒤섞일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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