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Emerging Companies] 엔터기술

휴대용 노래반주기 세계1위<br>50개국 100만대이상 판매<br>올 美수출 작년 2배 목표<br>어학 콘텐츠시장 진출 추진

이경호(앞줄 왼쪽 두 번째) 엔터기술 사장과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마이크형 노래반주기 사업은 대기업이 뛰어들어 재미를 보기가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패션처럼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마이크형 영상 노래반주기와 음악 콘텐츠를 50여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는 엔터기술의 이경호(47) 사장은 성공 비결에 대해 “경쟁력의 요체는 신속성과 뛰어난 기술력”이라며 “중소기업도 차별화된 기술로 승부하면 충분히 세계일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터기술의 노래반주기는 일본 및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금까지 100만대 이상이 팔렸다. 지난해에는 산업자원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제품은 반도체 집적기술을 이용해 마이크 하나에 영상, 음원, 노래가사가 모두 구현된다. 음악을 업데이트해야 하는 제품 특성상 노래반주기 공급이 늘어날 때마다 신곡이나 추가곡에 대한 미디(MIDI)팩 공급도 늘어나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의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인 셈이다. 엔터기술은 매출의 97% 이상을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다. 이 사장이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93년 겨울 마이크에서 리듬이 나오는 일본 제품을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리듬뿐만 아니라 노래ㆍ영상까지 집어넣은 휴대용 노래반주기를 만들면 뜰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이듬해 5월 엔터기술의 전신인 건음을 창업했다. 하지만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다. 주변에서 자금을 끌어 모으고 집을 팔아 모은 개발비 1억원은 어느 새 바닥이 났고, 창업 3년만인 97년 5억원의 빚을 지는 신세가 됐다. 돌파구를 찾던 그는 삼고초려 끝에 하드웨어 전문가 정동준씨(현재 엔터기술 기술연구소장 겸 상무)를 영입해 98년 7월 ‘매직씽’을 개발했다. 끈질긴 노력이 빛을 발해 지난해 6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목표는 1,200억원. 엔터기술은 최근 북미지역 제품공급 차질로 올해 수익 달성에 다소 먹구름이 끼고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은 “미국 전역에 TV 광고를 하는 등 올해를 ‘미국 마케팅 원년’으로 삼아 미주지역 매출을 지난해 2배 수준인 46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영어ㆍ중국어 등 어학 콘텐츠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교육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사장은 “최근 파나소닉이 휴대형 노래반주기를 내놓았고 카시오도 출시 계획이 있다”며 “세계적인 메이저 업체들의 진출로 ‘파이’가 커지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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