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 국채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발행

3개월물 평균 -0.0037%에 BOJ 국채매입으로 품귀현상

"단기 채권시장 질서 붕괴" 우려


일본 재무성이 지난 23일 사상 처음으로 3개월 만기 단기국채를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했다. 일본은행의 국채매입으로 국채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안전자산 선호 추세로 수요는 넘쳐나면서 생긴 기현상이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재무성은 전날 3개월 만기 국채 5조7,000억엔어치를 평균 -0.0037%에 발행했다. 이번 입찰에는 발행규모의 10배 가까운 52조엔이 몰렸으며 이중 약 3조엔은 금리손실을 보더라도 국채를 사겠다며 마이너스 금리로 응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고 낙찰금리도 0%에 그쳤다.


일본 국채는 올여름부터 유통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해 거래되기 시작했지만 마이너스 금리로 국채가 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로써 일본이 독일·프랑스 등 마이너스 국채 발행국 대열에 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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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채발행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배경은 일본은행의 대규모 돈풀기 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연간 60조~70조엔 규모의 국채를 사들이면서 시중 유통물량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 수요는 줄지 않고 있는 것. 특히 일본 은행들은 각각 보유한 국채를 담보로 상호 자금거래를 하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를 감수하고라도 국채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마이너스 금리에 채권을 사더라도 일본은행이 이를 더 낮은 마이너스 금리로 되사면 투자자는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 소재 RBS증권의 단지 노리아쓰 수석 전략가는 "앞으로 몇 개월간은 제로 이하 금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일본은행이 시중 유동성 목표 270조엔을 달성할 때까지 완화정책을 이어간다면 국채시장의 공급은 계속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금리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솜포재팬닛폰코아자산매니지먼트의 히라마쓰 신지 투자매니저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때문에 단기 채권시장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며 "시장 기능을 이처럼 악화시키는 데는 아무런 이점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단기금리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면서 장기금리 하락세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24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낮은 0.46%까지 하락해 지난해 4월8일 이후 1년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년 만기 신규 국채금리도 전날보다 0.015%포인트 하락한 1.305%로 지난해 4월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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