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디즈니 로열티횡포 어디까지…

◎캐릭터 도입사에 「공식」10%외 2% 추가/「최소부담금」 규정에 일정액 선납강요도팬시 및 문구류를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최근 미국 월트디즈니사의 유명 캐릭터를 앞다퉈도입하고 있으나 디즈니측의 높은 로열티와 까다로운 계약조건에 묶여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재 미 월트디즈니사와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한 국내 업체는 모두 1백50여개사로 이들이 「미키마우스」와 「스누피」 등 캐릭터를 사용하고 연간 지불하는 로얄티는 1백50억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디즈니 캐릭터를 도입한 국내 업체들은 과중한 로열티 부담때문에 수익성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월트디즈니사는 이같은 공식 로열티외에도 캐릭터이미지관리를 위한 2%의 로열티를 따로받고있어 실제로 기업들이 부담하는 로열티는 12%에 달하고 있다. 여기다 디즈니사의 경우 라이센싱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른바 「미니멈」(최소부담금액)규정을 둬 일정액을 미리 받고 있다. 이에따라 일정액이상의 매출을 올리지못한 업체는 경우에따라 실제로는 매출액의 12%이상을 디즈니사에 지불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위생용 밴드분야에 디즈니캐릭터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S제약의 경우 「미니멈」규정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 이회사 관계자는 『디즈니측이 매년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니멈을 올리고 있지만 최근들어 국내 경기가 침체되면서 매출은 그이상 늘지않아 결국 로열티 지급비율만 늘어난 셈』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이 회사는 캐릭터밴드 판매로 1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이 미니멈규정때문에 1억2천만원가량을 디즈니사에 지불해야했다. 교육용자석류와 칠판 등을 생산,판매하는 G사의 경우, 어린이 교육용고무자석에 디즈니캐릭터를 도입해 사용했지만 지나친 로열티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1년만에 재계약을 포기했다. 문구 및 생활용품 전문업체인 (주)바른손의 경우 올해 디즈니에 도전장을 내면서 10여년동안 유지해온 관계를 청산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미키마우스」캐릭터 라이센싱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디즈니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바른손은 디즈니와 결별을 하면서 일간지에 「달러도둑?」이란 제목의 광고를 내보내 외국 캐릭터 도입에 따른 외화낭비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팬시용품 생산업체 유원팬시는 디즈니 캐릭터를 도입해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다. 이 회사는 지난 1년간 디즈니 캐릭터를 사용해 매출액을 1백%이상 늘렸다. 이회사관계자는 『디즈니사의 높은 로열티를 감안할때 상품의 마진이 35%에서 40%이상은 돼야한다』고 지적하고 『유원팬시의 경우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여서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로열티부담을 이기지못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철저한 시장조사나 제품 경쟁력없이 무분별하게 외국의 유명 캐릭터를 도입하는 것은 외국의 캐릭터 판매 업체만 살찌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 캐릭터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이훈 기자>

관련기사



이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