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후변화의 경제학] "한국 배출권시장 너무 작아 中·日과 공동시장 만들어야"

"한국 배출권시장 너무 작아 中·日과 공동시장 만들어야"

네일 에커트- 유럽탄소배출권거래소 사장

애비드 카메일- 메릴린치 탄소배출권 책임자

한국만의 탄소배출권 시장,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일 중 하나가 탄소배출권(Emission Trading) 시장 개설이다. 현재 산업자원부는 전력거래소를, 재정경제부는 증권거래소를 통해 탄소배출권 시장을 개설하겠다며 각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만의 배출권 거래시장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한국보다 한발 앞서 탄소배출권 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럽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한국만의 시장은 성공할 수 없다”고 충고한다. 한국만의 시장이 아닌 중국과 일본을 연계시키는 한ㆍ중ㆍ일 탄소배출권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런던 금융중심지에서 만난 네일 에커트 유럽탄소배출권거래소(ECX) 사장은 우선 한국의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는 점을 든다. 그는 “탄소배출량을 보면 한국은 영국과 비슷한데 영국도 한때 자체적으로 배출권 시장을 가동했으나 시장이 작아 실패했다”며 “유럽 배출권 거래시장이 활성화된 이유는 한 국가가 아니라 27개국이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커트 사장은 이어 “탄소배출권 시장이 가동되려면 거래규모가 최소 20억톤 정도는 돼야 하는데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며 “결국 한국보다 큰 배출권 시장을 가진 중국과 일본을 묶어 한ㆍ중ㆍ일 시장을 개설하지 않을 경우 한국만의 시장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은행(IB)으로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애비드 카메일 메릴린치 탄소배출권 글로벌 수석책임자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제시했다. 카메일 수석책임자는 “(한국만 놓고 봤을 때) 너무 규모가 작다. 이런 상황에서는 해외자금 유입도 힘들 것“이라며 ”지역적으로 묶어 외환거래를 하듯이 탄소배출권을 사고 파는 것은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국만의 탄소배출권 시장은 무의미하고 주변국을 엮으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은 유엔과 함께 탄소배출권 시장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유엔에서 지정하는 공식 배출권 시장이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에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만 참여하는 탄소배출권 시장은 더더욱 변방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카메일 수석책임자는 “한국의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가 작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뿐 아니라 해외 탄소배출권 시장과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아울러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탄소배출권을 사올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장치 마련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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