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오창지구 `탄핵 파고` 넘을까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 12일 오후. 충북 청원군에 위치한 오창과학단지 내 호수공원 옆에서는 가건물을 짓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인부들 속에 전동공구 소리가 요란했다. 18일 쌍용건설 등 5개 건설업체는 일제히 이 곳에 견본주택을 열고 5,557세대의 아파트를 분양하게 된다. ◇투지지역 지정, 탄핵으로 거래 `올 스톱`= 지난달 초 까지만 해도 고속철도 개통과 행정수도 이전 호재 등으로 충청권 부동산 시장이 달아올랐으나 오창단지 내 토지는 최근 한달 가까이 거래가 완전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달 말 정부가 청원군 일대를 토지거래 및 주택투기지역으로 동시에 지정, 일시적인 거래 공백 상황이 발생한 데다 탄핵정국으로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 상업지구내 토지의 경우 올 들어 각종 호재에 힘입어 상승 행진을 거듭, 대로변의 경우 평당 800만원 선까지 올랐다. 특히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되자 소유주들이 늘어나는 양도세를 만큼을 가격에 전가하면서 평당 1,000만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토지투기지역 지정으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었고 간간히 나타나는 매수세력 역시 800만원 이하 물건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때문에 매수와 매도세력간의 호가 차이가 너무 커져 거래공백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구 내 전원주택 및 단독주택 용지의 경우 80~300평이 한 필지로 100~150만원 선에 호가되지만 이 또한 거래가 실종된 상태다. ◇동시 분양에 청약열기 이어질까 = 지난 1월 대우자판이 오창지구 최초로 분양한 `이안아파트`의 경우 3순위에서 평균 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60%의 초기 계약률을 기록,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불씨를 지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쌍용ㆍ한라ㆍ우림ㆍ중앙ㆍ한토신 등 5개 건설사는 동시분양을 통해 이 같은 청약열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한 곳에 견본주택을 배치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하지만 고속철도 개통, 행정수도 이전 등의 선심성 호재에만 의존하다가는 탄핵정국으로 가수요가 급격히 사라질 경우 분양성공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것이 분양 참가업체들의 평가. 실제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충청권은 물론 서울ㆍ수도권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전체의 60~70%가 서울ㆍ수도권으로 실수요보다는 가수요적인 측면이 많다”라고 말했다. 자칫 탄핵정국의 유탄을 맞을 경우 대거 미분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동시분양 업체들은 오창지구가 일반적인 택지개발지구와는 달리 첨단 기술 연구 및 생산시설, 주거ㆍ상업 시설을 모두 갖춘 285만평 규모의 자족형 신도시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교육 및 생활 편의시설이 열쇠 = 오창지구는 이미 92년부터 개발이 진행돼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이 대부분 갖춰져 있다. 또 LG화학 등 업체들도 입주가 시작됐고 입주가 완료되는 2006년에는 상주인구만 6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 참가업체들은 지구 내 주택이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포함, 1만 4,000여 가구에 불과,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신설 예정인 6개 학교 중 1개 초등학교만 개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2006년까지 중ㆍ고등학교가 들어서지 않을 경우 상당한 불편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또 대형 쇼핑센터와 병원 등 생활 편의시설도 입주시점에 완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지 하나공인의 이상준 사장은 “오창지구는 청주와 15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엄연히 생활권이 다른 자족형 신도시”라며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교육 및 생활편의 시설이 청약 참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창(청원)=문병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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