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중일 바둑영웅전] 뤄시허가 찾아간 길

제9보(247~267)

[한중일 바둑영웅전] 뤄시허가 찾아간 길 제9보(247~267) 이 바둑의 결과는 조훈현의 반집 승리였다. 그런데 뤄시허는 패를 감행하기 전에 팻감을 없앤답시고 자기 집을 1집 메웠다. 그러지만 않았어도 그의 반집 승리였던 것이다. 좌상귀는 흑이 백돌을 죄다 잡아보았자 8집에 해당한다. 백은 우하귀를 참고도의 백1 이하 5(2, 4는 흑이 좌상귀를 해결했다고 가정한다)로 따내기만 해도 10집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자기의 집은 1집 메우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그 차이는 무척 크다. 실전은 백이 좌상귀를 모조리 잡긴 했지만 우상귀가 함락된데다 도처에서 흑에게 끝내기를 당해 결국 반집 패배로 낙착되고 말았다. 뒤늦게 이 바둑의 검토에 가담했던 서봉수9단이 실소를 거듭했다. “참 묘한 일이지. 죽는 놈은 딱 저 죽는 코스로 찾아가고 사는 놈은 딱 저 사는 코스로 찾아간단 말이야. 그리고 또 묘한 것은 이런 바둑이 꼭 반집 역전극으로 끝난단 말이야. 마치 짜고 둔 바둑처럼 뤄시허는 절묘하게도 딱 그 한 길, 제가 지는 길을 찾아갔어요.” 조훈현은 다시 한번 기막힌 바둑을 전세계에 선보였다. 그가 아니고는 보일 수 없는 너무도 어이없고 너무도 놀라운 역전극이었다. (54…50. 60…57의 위. 62…57) 267수 이하줄임 흑반집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4-06-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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