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말리키, 중동 분쟁에 엇갈린 견해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워싱턴을 방문중인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25일 이스라엘-헤즈볼라간 분쟁과 관련, 조지 부시 대통령과 뚜렷한 견해차를 나타냈다.
부시 대통령은 그와의 정상회담이 끝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중동 사태에 대해 솔직한 의견 교환을 가졌다"고 밝혔다.
통상 외교적으로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지 않은 이견이 노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말리키 총리는 이스라엘의 레바논내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일찌기 '범죄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도 "즉각적인 휴전이 중요하다"며 레바논의 입장을 지지한 반면, 부시 대통령은 "우리의 임무는 일시적인 평화가 아닌 지속적인 평화"라며 '즉각 휴전' 반대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날 부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있는 레바논인들에게 구호 물자를 보내고 다른 한쪽으로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인도를 가속화하는 등 정책에 모순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안으로 공격을 하기 전 우리가 맺은 약속을 명예롭게 지키는 것을 모순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말리키 총리에게 레바논에서 발생하는 고통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미국은 무고한 인명 손실에 따른 중동 지도자들의 번뇌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이해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알-말리키 총리가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등 미국과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데 대해 "이라크가 미국으로부터 독립돼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 뿐"이라며 큰 무게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미의회 의원들은 알-말리키 총리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헤즈볼라의 대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할 것을 요구해왔기 때문에 그의 이러한 기자회견 내용에 즉각 실망감을 나타냈으며, 일부는 오는 26일 예정된 알-말리키 총리의 상·하 양원 합동회의 연설을 보이콧 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7/26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