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돈많은 고객잡아라" 극진한 대접

퍼스트클래스 마케팅이 이제 대세가 되고 있다. 이런 마케팅 전략은 고소득층 등 일부 계층의 우월감을 자극해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사실 우리 경제는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소비증가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우리 경제가 이제 수출보다는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가 전반적인 증가세를 지속함에 따라 기업도 저가품으로는 더 이상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퍼스트클래스 마케팅은 전체 고객 가운데 상위 20%가 기업수익 중 80%를 올려준다는 '20대80법칙'을 잘 실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태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마케팅은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자긍심을 자극해 고가품 판매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중산층 비중이 높은 우리 사회에서는 아주 높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갈수록 확대되는 VIP고객 기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위 1% 내의 고객이라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득증가와 함께 차별적인 서비스나 상품을 원하는 고객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3월 강남점에 'MVG(우수고객) 서비스'를 처음 도입해 전용주차장, 주차대행, 쇼핑가이드 전담체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 강남점은 지난해 3월 500명의 우수고객을 선정해 1년간 MVG 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올해 3월부터 서비스 대상을 1,000명으로 늘렸다. 현대백화점 무역점은 10층에 PDP와 최고급 오디오시스템이 갖춰진 40여평 규모의 'VIP 룸'을 신설한 후 560명의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출입카드를 지급했다. 또 본점과 무역ㆍ미아점은 우수고객에게 시중가 100만원대인 스킨케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상위 3% 고객이 전체 금융자산의 70% 보유 은행ㆍ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퍼스트클래스 마케팅을 가정 먼저 도입했다. 상위 3%의 VIP고객이 전체 금융자산의 70%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이들 거액자산가를 보다 많이 유치하는 것이 필수과제로 지적된다. 시중은행들은 강남ㆍ분당 등 거액자산을 가진 고객들이 주로 활동하는 곳을 중심으로 원목과 카펫으로 호화롭게 장식한 '프라이빗 뱅킹(PB)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은행들은 PB센터에 최고의 시설뿐만 아니라 고객의 편리를 위해 증권ㆍ보험 등 각종 금융상품을 비치하는 한편 부동산ㆍ법률ㆍ세금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채용해 고객유치에 힘쓰고 있다. 증권ㆍ투신사들도 1억원 이상의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종합적인 금융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골프마케팅은 가장 일반적인 수단 퍼스트클래스 마케팅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형태가 바로 골프마케팅이다. 최근 들어 골프인구가 젊은 층과 여성층으로 확대되면서 유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SK㈜는 엔크린인비테이셔널대회에 엔크린 보너스카드 회원들을 갤러리로 초청하고 있고 SK텔레콤은 가입자들에게 무선 골프 인터넷게임 '폰 골프'를 제공하고 있다. 수입차업체들은 한국여성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 등에 자사의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놓고 있다. 금융회사들도 골프마케팅을 적극 활용한다. 하나은행은 프로 동반 라운드 및 골프 클리닉을 실시하고 있으며 부산은행은 VIP고객들을 위해 실내 연습장을 설치했다. LG카드ㆍLG패션은 회원 및 아마추어 골퍼들을 대상으로 전국 골프대회를 열고 있다. 국민ㆍ삼성ㆍ비자카드도 골프카드를 발급, 연습장 무료이용, 골프 클리닉, 주중 골프장 부킹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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