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합병 '3角구도'로 바뀐다

은행합병 '3角구도'로 바뀐다2차 은행합병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빠르면 보름 안에 결론이 나올 듯 싶다. 합병대상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합병의 중심축은 국민·주택은행이다. 관심거리는 종전 「국민·주택·하나·한미」의 4개 은행만에 고리가 연결됐던 은행합병 구도가 조흥·외환은행에까지 국민은행이 연결고리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2차 은행합병은 한빛은행을 중심으로 한 정부주도 금융지주회사를 감안하면 2차 은행합병은 크게 세축으로 진행될 듯 싶다. 국제통화기금(IMF) 총회가 열린 체코 프라하가 은행장간 만남의 장소였다면 당장 내부부터 서울의 은행가는 짝짓기를 위한 막판 담판이 이어질 공산이 높아졌다. ◇달라지는 은행합병 구도=불과 지난달까지 은행합병(통합)과 관련한 금융가의 정설은 「1+1」이었다. 한빛은행을 축으로 한 정부 지주회사와 「우량은행 4인방」의 직접합병 등 크게 두개의 초대형 은행이 탄생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8월 중순 이후 이같은 구도가 서서이 바뀌고 있다. 우선 짝짓기 대상. 한빛은행을 축으로 한 지주회사 모형은 그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11월 통합선언이 이뤄진다. 한빛은행 외에 광주·제주은행이 포함되고 평화은행도 울타리에 들어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광주-제주-평화은행은 정상화 계획서에서 「그들만의 통합」을 외쳤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광주·제주은행의 감자를 통한 공적자금 투입이 유력한 마당에 정부가 그들만의 짝짓기를 허용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관심은 끄는 것은 국민은행의 합병 상대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조흥·외환은행간 통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은행은 후발은행만을 염두해뒀던 곳. 우량 후발은행을 주택에 넘겨주는 대신 기업금융 전문의 조흥·외환은행과 통합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이중 조흥은행이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치고 있다. 정부는 만일 이들 은행이 통합할 경우 회계법인의 실사결과를 토대로 충분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등합병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다른 관심사 중 하나가 우량은행간 합병에서 다자간 초대형 합병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 이근영(李瑾榮) 금감위원장도 『다자간 합병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하나·한미를 주택은행과 동시에 묶는 방안이 가능하다. 물론 이같은 구도에는 신한은행이 변수. 독자생존을 외치고 있지만 급박한 합병구도 속에서 「나홀로 행진」을 중단할 개연성도 높다. 이 경우 은행간 합병구도는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 ◇짝짓기 방식도 변화 가능성=지금까지 합병구도는 공적자금 투입은행은 금융지주회사 형태로 묶되 나머지 은행은 직접합병이 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은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우량은행간 또는 우량은행과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합병 방식에 지주회사 방식이 원용될 개연성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문화적 이질감 해소와 부실채권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 그렇다. 李금감위원장도 우량은행 합병을 논할 때마다 직접합병 외에 「지주회사 방식의 통합」을 빼놓지 않았다. ◇짝짓기 성사시기는=프라하 로맨스를 끝낸 은행장들은 이르면 다음달 10일께 막판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진념(陳稔) 재정경제부 장관이 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을 독대하고 김승유 하나은행장이 프라하 방문 중 독일 알리안츠를 방문한 데서 볼 수 있듯 이미 일부 은행들 사이에서는 합병에 관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졌을 개연성도 높다. 이 경우 정부를 중매쟁이로 하는 은행간 통합은 늦어도 다음달 20일께는 최종 그림이 나올 듯 싶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9/29 18:32 ◀ 이전화면

관련기사



김영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