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신정아씨 사건'으로 미국사회가 들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9ㆍ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타니아 헤드(사진)의 생존 이야기에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헤드씨의 주장인즉 테러 당시에 비행기가 충돌한 지점보다 위쪽인 WTC 남쪽 건물 78층의 메릴린치 기업인수팀에서 일하다가 살아남았다는 것. 헤드씨는 사건 당시에 결혼을 앞둔 한 약혼자가 반대편 북쪽 빌딩에서 운명을 달리했다고 증언해왔다. 또 건물에서 빠져 나오다가 죽어가던 남자로부터 부인에게 전해달라는 결혼반지를 받았고, 목숨을 버리며 다른 사람들을 구출한 희생자의 도움으로 살아 남았다는 이야기로 세간의 관심을 모아왔다. 이런 감동적인 휴먼스토리 덕분에 그녀는 9ㆍ11 생존자 단체인 WTC 생존자 네트워크 회장을 맡았고, WTC 추모 방문자 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왔다. 그러나 NYT는 그녀가 약혼자라고 말한 데이브의 가족과 친구들이 그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그녀가 근무했다는 메릴린치의 대변인도 그런 이름의 직원을 고용한 기록이 없다고 대답했다고 보도했다. 학력에 대해서도 헤드씨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했다고 말했으나 이들 대학은 헤드라는 학생의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밝힌 것. NYT는 사실 확인 차원에서 그에게 몇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헤드씨는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인터뷰 약속을 세 차례나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WTC 생존자 네트워크 이사회는 이번 주 투표를 통해 그녀를 회장직에서 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