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이어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21일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제출해 공정거래위원회와 백화점업계가 중소기업∙대기업 동반성장 방안을 두고 벌이고 있는 '샅바싸움'이 이번주에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백화점들은 초반과 달리 공정위 요구에 응하는 쪽을 방향을 틀었고 보완 요구내용도 구체사항이라 당초 예정대로 10월 마지막인 이번주에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겉만 번지르르하다'고 여기며 10월 데드라인을 넘기는 일도 불사한다는 속내를 보여 여전히 동상이몽인 것으로 보인다.
23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롯데백화점(18일)과 현대백화점(19일)에 이어 신세계백화점이 21일 수수료 인하 방안을 제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보완하라며 다시 반려했다.
공정위와 빅3 백화점 간의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공정위가 요구한 보충자료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주 중 수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양사는 인하안에 중소 수입업체나 '벤더업체(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납품을 대행하는 유통회사)'를 포함하지 않거나 대상 업체와 인하폭 적용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은 부분을 보충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18일 판매수수료를 3~7%포인트 낮춰주겠다고 한 중소업체의 기준을 연간 거래금액 200억원 미만으로 잡았으며 이런 업체는 300개가량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보충자료에는 인하 대상 업체와 인하폭을 구체적으로 적고 벤더업체도 추가하는 등 인하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화점업계는 정부가 보완을 요구한 내용이 인하규모보다는 구체적인 내용인데다 당초 예정한 수수료 인하시기가 10월이어서 이번주 안으로 공정위와의 의견조율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실질적인 인하 방안이 모색될 때까지 긴장국면을 끌고 간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백화점이 내놓은 안들은 장삿속이 강한 과일가게 가판대와 같다"면서 "맨 위에는 좋은 사과를 깔아 놓고 밑에는 벌레 먹은 사과를 내놓은 것처럼 겉으로만 좋게 하고 실제적으로 효과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백화점에 가급적 빨리 다시 보안된 실행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면서도 "앞에만 좋아 보이고 대충 넘어가려고 한다면 10월이 지나더라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