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車 빅3의 선제적 구조조정

車 빅3의 선제적 구조조정 [특별기고] 안수웅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경제학박사 지난해 연말부터 미국, 서유럽 등 주요 선진국시장에서 자동차판매는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낙폭이 커지고 있다. 또한 세계 경제성장 둔화 속에 아르헨티나 등 10여개의 개도국은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개도국에서의 자동차판매 여건도 려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2001년에는 지난 90년대 초반과 같은 세계 자동차수요 동시감소라는 최악의 상황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 90년대 초반의 불황을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극복하고 세계 자동차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빅3는 수요감소기에 대비해 이미 지난해 연말부터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이는 불황이 시작된 이후에 구조조정을 하는 것보다 한발 앞서 선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고 세계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GM은 자동차수요의 감소와 주가하락으로 고전이 예상되자 빅3중에 가장 먼저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사업부인 올즈모빌을 폐기하고 올즈모빌 자동차를 생산하는 2개 공장과 영국의 루튼 공장을 폐쇄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이와 함께 전세계 사업장을 대상으로 약 1만명의 인력을 해고할 계획이다. 지난해 타이어문제로 대규모 리콜을 단행해 기업이미지가 많이 하락한 포드도 시장침체를 대비해 지난해 연말부터 주요 공장의 가동중단과 함께 약 5천명의 일시해고를 단행하였다. 또한 폴란드, 포루투갈, 벨라루시 공장을 폐쇄했으며 폴크스바겐과 합작으로 포루투갈에서 미니밴을 생산하려던 계획을 무기 연기하였다. 빅3중 실적이 가장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북미담당 최고 경영자를 교체하고 대규모 감산 및 정리해고에 나서는 극약처방을 동원했다. 북미지역 12개 공장 가운데 절반이 넘는 7곳을 잠정적으로 폐쇄함과 동시에 대규모 인력삭감을 추진중이다. 또한 부품업체들에 대해서도 앞으로 2년간 15% 이상 단가를 인하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 빅3의 선제적 구조조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업체는 지난해 북미에서 사상최고의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며 유로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선전하였다. 그러나 내수축소와 세계시장 동시불황이 예상되는 2001년에는 오히려 생산량 감소를 걱정해야 할 처지이다. 우리나라업체들은 서구업체들처럼 생산량 변동에 따라 인력삭감, 공장폐쇄 등을 신속하게 수행할 수 없다. 즉 규모조정에 대한 유연성이 거의 없으므로 그 외의 부분 즉, 생산, 조달, 판매, R&D, 관리, IR 등 모든 부문에 있어서 극도의 비용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추진해야만 불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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