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올해부터 실손의료 보험료를 올린다고 했지만 인상 폭이 예상을 훨씬 웃돌아 일부 보험사의 경우 20% 가까이 되면서 가입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들은 5년 만의 인상이라 인상 폭이 클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지만, 그 부담은 소비자가 그대로 떠안는 모습이다.
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동부화재·LIG손보·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은 올해 실손보험료를 대폭 올렸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상해입원 보험료를 19.4%, 질병입원 보험료를 18.5% 올리는 등 실손보험료를 평균 17.9% 올렸다. 업계 최고 상승률이다.
동부화재는 질병입원과 질병통원 보험료를 각각 23% 이상 올리는 등 실손 보험료를 평균 17.3% 인상했다. 이어 메리츠화재(16.0%), LIG손보(15.9%), 현대해상(13.7%), 한화손보(12.4%) 순으로 평균 보험료를 인상했다. 실손보험 판매기간이 짧은 농협손보(9.8%)는 한자릿수의 낮은 인상률을 기록했으며 판매 실적이 적은 AIG손보는 오히려 보험료를 6.3% 인하했다.
이번에 공시 대상이 된 실손 보험은 지난 2009년 표준화된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상품 판매 후 최소 5년간의 통계치를 보고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해 사실상 5년 만에 보험료가 처음 인상된 셈이다. 이번에 조정된 보험료는 올해 새로 가입하거나 보험료를 갱신할 경우 적용된다.
보험업계는 평균 손해율 120%에 달하는 상황에서 보험료 상승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0년 11.47%에서 2011년 119%, 2012년 120.8%, 2013년 122.2%로 상승 추세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관련, 실손보험의 자기부담금을 종전 10% 수준에서 20% 이상으로 올리는 내용을 담은 '실손의료보험 안정화 방안'을 지난해 12월 발표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해통원과 관련해 200%가 넘는 손해율을 기록한 보험사가 있을 정도로 실손보험 상품에 대한 업계의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