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엎친데 덮친 블랙베리

인수 유력 사모펀드 자금조달 불투명<br>삼성·LG·인텔·구글 등에 매각 타진<br>"투자자 기만" 집단소송까지 휘말려


한때 스마트폰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던 블랙베리의 수난이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사모펀드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던 새 주인 찾기가 벌써부터 삐걱거리는 양상이고 주가조작 혐의로 투자자들의 집단소송에까지 휘말리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4일(현지시간) 블랙베리가 구글과 삼성ㆍLGㆍ인텔ㆍ시스코ㆍSAP 등에 인수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랙베리는 지난달 캐나다 사모펀드인 페어팩스와 주당 9달러, 총 47억달러 규모의 매각에 합의했지만 페어팩스의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인수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블랙베리는 페어팩스로의 매각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새로운 인수 희망자를 물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랙베리는 삼성ㆍLG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인수 의향을 묻고 주 초반까지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할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상당수 IT 기업들이 블랙베리의 자산가치에는 의문을 품으면서도 서버 보안 네트워크와 특허 포트폴리오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18개월 내로 블랙베리가 보유한 특허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반토막 날 거라는 전망이 제기되며 투자매력을 깎아내고 있어 선뜻 나서는 기업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설상가상으로 투자자들의 집단소송까지 제기됐다. AP통신은 이날 마틴 펄스타인이라는 개인투자자가 블랙베리와 토르스텐 하인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비둘카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소장에서 블랙베리가 지난해 9월27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신제품 블랙베리10이 회사를 엄청난 발전으로 이끌 것이며 회사가 재정적으로도 탄탄하다고 주장해 투자자들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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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스타인은 "블랙베리10은 시장에서 잘 팔리지도 않았으며 이 때문에 10억달러의 손실을 보고 전직원의 40%인 4,500명을 감원해야 했다"며 지난해 9월27일부터 올 9월20일까지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 수천명을 대표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 나스닥시장에서 블랙베리 주가는 현재 7.69달러로 감원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0일 이후 25%나 폭락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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