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비만치료제 시장경쟁 가열

올 시장규모 700억원대로 급팽창<br>국내사 신제품 출시·마케팅 강화

700억원대 비만치료제 시장을 둘러싸고 선발 외국업체와 국내업체의 시장공방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에이치팜, 구주제약 등 국내제약사들은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 외국사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제니칼’과 ‘리덕틸’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한국로슈와 한국애보트도 후발경쟁사들을 따돌리기 위한 마케팅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약 45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기존 치료제의 적응증(약이나 수술 등의 치료법이 적용돼 나타나는 효과) 확대와 국내제약사의 가세 등에 힘입어 약 700억원대로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 최근 대국민 비만퇴치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리덕틸의 주성분인 ‘시부트라민’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개량신약(퍼스트 제네릭)으로 ‘슬리머 캅셀’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올해 안에 모든 임상 절차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기술력과 함께 막강한 마케팅력을 갖추고 있어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식욕억제제 ‘푸링’을 선보이고 있는 에이치팜은 지난해 7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5.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2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하반기에도 선전을 이어갈 것을 확신하고 있다. 구주제약과 광동제약도 ‘엑소리제’, ‘아디펙스’ 등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선발외국사들도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한국로슈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니칼을 12세 이상 비만 소아청소년 치료제로 사용허가를 받았다.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의 경우 그 동안 공식 허가된 치료제가 없어 약물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했으나 이번 허가로 로슈가 독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또 제니칼이 비만환자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당뇨병 위험도를 37%까지 낮춘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시장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리덕틸을 판매하는 한국애보트도 필립 제임스 세계보건기구(WHO) 비만대책위원장을 초청,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리덕틸의 임상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초부터 ‘복부비만 모형’을 일선 병의원에 배포하며 ‘비만 바로알자’ 캠페인을 벌여오고 있다. 또 자사 비만직원들에게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 등에 소요되는 비용까지 제공하며 시장 넓히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비만치료제 판촉강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만전문의들은 약물치료는 반드시 식사요법, 운동요법과 병행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약물을 지나치게 과신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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