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분기 경기회복 될까" 촉각

8월 들어 뉴욕 증시는 투자자, 펀드매니저들이 대거 여름 휴가를 떠나는 바람에 거래량이 대폭 줄고,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그렇지만 그들은 휴가지에서 랩탑이나 케이블 TV를 통해 미국 경제와 증시 추이를 지켜보며 향후 장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다. 지난 6월과 7월 기업 수익 악화로 크게 혼난 투자자들은 악재 속에서 호재의 근거를 찾고, 호재 속에서 악재의 요소를 발견하는 등 매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4~5월과 같은 무조건 사자는 분위기 또는 6~7월의 대량 매도의 패닉성 분위기는 진정되었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기업인들의 발언과 증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경제지표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뉴욕 증시의 주요 관심 사항은 3분기 경기회복에 대한 증거가 나타나느냐 여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얼마나 금리를 더 내릴 것인지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경기가 바닥을 치고 고개를 드는 분명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고, 그 증거가 나타나주길 기대하고 있다. 어차피 2분기는 최악의 시기였다고 인정하더라도 3분기와 4분기에는 나은 모습을 기대할수 있지 않느냐는 조심스런 낙관론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주 이런 기대에 부응한 것이 미국 최대증권사인 메릴린치와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크레이그 배럿이였다. 메릴린치는 반도체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느리지만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인텔의 배럿은 세계 PC시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과잉 재고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와 인텔의 두 발언이 반도체 주식을 띄워올렸고, 이에 동반해 나스닥 지수 상승을 유도했다. 그렇지만 반도체 회사들의 수익이 좋아지고 있다는 자료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립서비스만으로 주가를 올리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주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달팽이 걸음의 속도이지만, 상승세를 기록함으로써, 이전의 하락세를 멈추게 했다는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나스닥 지수는 개장 5일 동안 1.8% 상승했고, 다우존스 지수는 0.9%, S&P 500 지수 0.5%, 각각 올랐다. 이번 주에 예정된 사항은 경제지표로 ▦7일 소비자신뢰지수(6월), 생산성 비용(2분기)▦8일 베이지북(8월) ▦9일 수출입 물가 ▦10일 생산자물가지수 등이 발표된다. 이중 FRB가 발표하는 베이지 북과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금리 정책의 주요자료이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7일 시스코시스템스, 프록터&갬블 ▦8일 애트나 등의 기업 실적이 공개된다. ◇금리 인하 기대 월가에서는 오는 21일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단기금리가 0.25% 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다. 월가의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추가적인 금융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데서 비롯된다. 이렇게 되면 올들어 미국의 은행간 단기금리(콜금리)는 6.5%에서 3.5%로 3% 포인트 인하되는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에 또다시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있는지 여부이다. 로이터 통신이 월가의 트레이더 25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25명 모두 오는 21일에 0.25% 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렇지만 이중 16명은 이것이 올해 마지막 인하라고 대답했으며, 나머지 9명은 더 인하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7명이 오는 10월에 0.25% 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대답했고, 2명은 연말까지 1~2번 더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지난 3일 7월 실업률이 4.5%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자, 채권 시장에서는 오는 21일 인하후 더 이상의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들은 금리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전망과 연동되면서 채권시장과 증권시장을 움직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기업 실적 전망 기업 경영분석기관인 톰슨 파이낸셜은 500대 기업의 4분기 수익이 한해전과 비교할 때 더 좋아지거나,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연초에 12% 좋아질 것이라던 전망이나 한달전에 5.5%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비해서는 나빠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9월에 3분기 사전 실적 발표(Pre-announcement) 시기에 기업들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 것인가에 뉴욕 증시의 방향이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은 조심스러운 횡보장세가 예상된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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