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과 일본을 잇는 모든 항공노선의 탑승객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김포~하네다 노선만 오히려 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공항공사 및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의 김포~하네다 노선 탑승객 수는 3월부터 7월까지 총 44만2,7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만7,027명보다 24%가 늘었다. 두 항공사의 김포~하네다 노선 승객 수는 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3월에도 약8만5,000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 늘기도 했다. 이는 국내에서 운항하는 다른 일본 노선과는 사뭇 다른 실적이다. 지난달 국적항공사의 김포~오사카 노선 탑승객 수는 2만2,98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3만 9,689명)보다 1만7,000명가량 줄었으며 김해~후쿠오카 노선도 1만6,584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1,500명 줄어들었다. 그 외 후쿠오카나 나고야 노선도 지진 이후 지속적으로 지난해 수송량을 밑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네다 노선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이유로 운항편 확대를 가장 먼저 꼽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외 업체들이 추가 운항 허가를 얻으면서 해당 노선의 운항이 각각 하루 2회에서 3회로 늘었다. 운항편(공급)이 약 50% 늘어나면서 수송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셈이다. 지진 이후 일본항공(JAL)이 지진 여파로 운항 편수를 줄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김포~하네다 노선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업체 2곳과 JAL과 전일본공수(ANA) 등 일본 업체 2곳 등 총 4개 업체가 운항하고 있다. 이 가운데 JAL은 4월부터 월간 운항 편수를 기존 180편대에서 130편대로 축소해 운항하면서 국적항공사에 반사이익이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김포~하네다 노선이 두 나라의 중심지인 서울과 도쿄를 잇는 만큼 비즈니스 승객 수요가 뒷받침해준 점도 지진의 영향을 덜 받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국내 항공사들은 지진 이후 수요감소로 나가사키 등 관광지 노선은 없앴지만 김포~하네다 노선은 운휴 없이 운영하고 있다. 한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와 지진을 겪으면서 일본 관광객들이 장거리 해외노선보다는 단거리 노선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류 붐이 이어지면서 김포~하네다 노선이 다른 노선에 비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김포~하네다 노선의 전체 탑승률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적 항공사의 해당 노선 탑승률은 3월부터 7월까지 76.9%로 지난해(86.7%)보다 10%포인트 줄어들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6월 김포~하네다 탑승률이 87.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5.2%포인트 높아졌고 지난달 탑승률도 82.3%로 85%와 근접하는 등 지난해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포~하네다 노선도 다른 일본 노선과 같이 지진의 영향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며 "오는 가을 무렵에는 탑승률 역시 지진 이전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