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Book In Depth] IT전쟁은 반복되고 진화한다

MS VS 애플 → 애플 VS 구글



IT 전쟁의 역사는 묘하게 반복되고 또 진화된다.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전쟁은 MS와 애플이 치룬 운영체제(OS) 전쟁의 진화판에 다름 아니다.

2007년 아이폰이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구글과 애플은 단순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넘어 '영적인 동반자'로 불리었다. 구글의 공동설립자로 둘다 1973년생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1955년생인 스티브 잡스를 멘토로 여겼고, 잡스는 이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는 당시 애플 이사이기도 했다. 당시까지 '공동의 적'인 MS에 대처한다는 명분도 있었다.


그러나 구글의 자체 안드로이드폰 개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애플과 구글은 철천지원수 사이로 돌변한다. 두 회사가 꿈꾸는 미래, 플랫폼의 궁극의 지배자가 누가 될 것인지를 두고 갈라선다. 잡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개발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애플은 검색 사업에 진입하지 않았어. 그런데 왜 구글은 휴대폰 사업에 진입했지? 구글은 아이폰을 죽일 작정이야. 우리도 가만있지 않을거야. 그놈의 '사악해지지 말자(구글의 모토)'? 개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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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애플과 구글과의 관계는 과거 애플과 MS의 것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잡스와 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동갑이자 절친이었다. 하지만 각자가 매킨토시와 윈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갈라섰고 1988년 애플은 MS의 윈도가 자사의 그래픽 사용자환경(GUI) 기술을 베꼈다고 소송을 걸기도 했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에서 잡스는 게이츠에 대해 "빌은 기본적으로 상상력이 부족하다. 아무것도 발명한 것이 없기 때문에 기술을 다룰 때보다 자선사업을 하는 지금이 더 편안해 보인다. 그는 뻔뻔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소송은 MS의 승리로 돌아갔다. PC시대의 도래와 함께 MS는 윈도와 오피스 같은 프로그램을 팔아 최대 IT업체로 올라선 반면 애플은 매킨토시의 대중화에 실패하면서 시련의 시기를 겪었다. 물론 지금 상황은 역전됐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절대 강자가 된 애플은 와신상담하며 구글측과 전면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싸움이 쉽게 끝나지 않을 이유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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