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4월말 이후 계속되고 있는하락장에서 POSCO, 현대차 등을 집중 매입한 대신 2조원어치 이상의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중국 경착륙 우려 등으로 시장보다 먼저 조정을 받은 운수장비(자동차 등), 화학, 철강.금속(소재) 등이 외국인들의 'IT(정보통신) 대체주'로 떠올랐다.
◆ 삼성전자 순매도액 2조원 넘어
2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울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정점을 찍은 지난 4월23일이후 이달 23일까지 외국인들은 POSCO에 대해 상장 종목들 중 가장 많은 2천991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현대차(2천38억원)와 현대모비스(1천735억원)가 각각 외국인 순매수액 2, 3위에올랐고 이어 한국전력(1천539억원) 국민은행(1천324억원), KTF(1천102억원) 등의 순으로 순매수액이 많았다.
2.4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진 국민은행에 대해 아직 외국인들이 절대적 매수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과 4월말 거래소에 입성한 KTF가 짧은기간동안 외국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POSCO 등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주가는 이 기간에 평군 6.79% 떨어졌으나 21.2%에 이르는 종합주가지수 하락률(936.06→737.51)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선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무려 2조664억원이나 순매도했고 LG전자(3천247억원), 삼성전기 등도 1천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또 삼성전자를 포함한 외국인 순매도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하락률은 31.42%로종합주가지수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아 외국인의 '힘'을 짐작케했다.
◆ 운수장비.화학 등으로 전기전자 대체
업종별로 살펴보면 이번 하락장에서 외국인들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이 포함된 운수장비업과 LG화학, S-Oil 등의 화학업, POSCO 등의 철강.금속업과 경기방어적'유틸리티' 관련주로 구성된 전기가스업 등에 대한 매수에 주력했다.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서는 총 2조4천604억원를 매도한 반면 이들 운수장비, 화학, 철강.금속, 전기가스업에 대해서는 각각 4천614억원, 3천362억원, 2천773억원,1천904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에 따라 23일 현재 운수장비업종의 외국인 지분율은 28.11%로 지난 4월23일의25.95%에 비해 2.16% 포인트나 높아졌고 전기.가스와 화학 업종에서도 각각 1.31%포인트, 0.76%포인트씩 상승했다.
반면 전기전자 업종의 외국인지분율은 같은 기간 15.51%에서 15.05%로 0.46% 포인트 떨어졌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하락장에서 외국인들이 꾸준히 사들이고있는 자동차와 석유화학, 철강업 등의 대표주들은 시장 전체의 하락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4월초에 이미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등에 따라 큰 조정을 받았던 종목들"이라고 지적하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이후 많이 약화된 데다 2.4분기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IT주의 대체주로서 이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이들 기업들이 대체로 실적 등이 탄탄한 만큼 향후 당분간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개인투자자들도 외국인들의 매매행태를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홍성태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 "기간상 먼저 조정을 받은 이들 업종에 대해 외국인들이 최근까지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향후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단정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