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브릿지 사례는 생사의 기로에 선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까지만 해도 적자를 기록한 중소형 증권사는 5곳이었지만 지난해 9월에는 8개로 늘었다. 적자 대형사는 늘지 않아 불황의 충격이 중소형사에 집중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견디다 못한 소형 증권사 6~7곳은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위기의 근원은 편중된 수익구조에 있다. 중소형사의 수익 중 80% 이상이 브로커리지와 주식 직접매매 같은 자기자본거래에서 나온다. 하지만 61개나 되는 증권사들이 모두 비슷한 사업구조를 갖다 보니 경쟁은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돈이 된다고 너도나도 달려들면 시장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인력과 자금이 풍부한 대형 증권사는 채권인수ㆍ기업공개(IPO) 등 사업 다각화로 대응하지만 모든 면에서 열악한 중소형사들에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중소형사가 생존하려면 전문영역에 특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미국의 중소형 증권사가 중소형주 위주로 위탁ㆍ리서치 역량을 집중하고 투자은행(IB) 업무도 중소ㆍ중견ㆍ비상장기업에 맞추고 있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리도 특화된 증권사가 살아 남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우선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시장구분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대형사는 대기업과 대형 딜에 집중하고 중소기업과 소매 자산관리사업부 등은 독립 증권사로 분사하도록 유인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중소기업 관련 법인영업, IB에 특화된 증권사가 등장할 수 있게 해당 분야의 시장진입 요건을 완화할 때도 됐다. 금융투자 분야에서도 상생과 공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투자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