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월드컵] 아르헨티나 '탱고 사커'의 벽은 높았다

박주영 전반 17분 뼈아픈 자책골<br>이과인에 해트트릭 허용하며 완패

박지성이 17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와 볼을 다투고 있다. /요하네스버그=한국일보 원유헌기자자

월드컵에서 24년 만에 다시 만난 아르헨티나의 벽은 여전히 높고 두터웠다. 태극전사들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투혼을 펼쳤으나 두 차례 월드컵을 제패한 아르헨티나를 끝내 넘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4로 완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박주영의 자책골에 이어 곤살로 이과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했고 이청용이 1골을 만회해 영패는 모면했다.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3점차 이상으로 패한 것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대5로 참패한 후 12년 만이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에 1대3으로 진 우리 대표팀은 재대결에서 또 패하며 월드컵에서 남미 팀을 상대로 1무3패의 절대적 열세를 면하지 못하게 됐다. 허 감독은 이날 예고한 대로 박주영을‘원톱’으로 세우고 염기훈과 이청용을 좌우 날개로 펴는 4-2-3-1 전형을 구사했다. 반면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은 곤살로 이과인과 카를로스 테베스를 투톱에 배치하고 리오넬 메시를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한 4-3-1-2 카드로 한국에 맞섰다. 8만4,490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에서 아르헨티나를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이 가득찬 가운데 아르헨티나는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다. 한국은 전반 10분 메시를 수비하던 염기훈이 첫 옐로카드를 받는 등 몸을 던진 태클로 공세를 막아냈지만 전반 17분 뼈아픈 자책골로 선제골을 헌납했다.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메시가 찬 프리킥이 골지역 정면에 있던 박주영의 오른쪽 정강이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들어간 것. 기세가 오른 아르헨티나는 전반 33분 이과인의 헤딩슛으로 2대0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한국은 전반 추가 시간에 이청용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청용은 수비수 마르틴 데미첼리스의 볼을 재빠르게 빼앗은 뒤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을 해 골망을 갈랐다. 후반 들어 한국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후반 13분 이청용이 골문 오른쪽으로 찔러준 패스를 이어받은 염기훈이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섰으나 회심의 슈팅이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한국은 이후 아르헨티나의 거센 공세에 시달리며 연이어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31분 메시가 왼쪽 페널티 지역을 돌파한 뒤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정성룡이 이를 막아냈고 메시는 튀어나온 볼을 또다시 찼다. 골대를 맞은 공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이과인에게 흘러갔고 이과인은 골을 주워넣었다. 하지만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지 않아 아르헨티나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이과인은 4분 뒤 헤딩골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한국은 후반 37분 박주영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하며 막판 공세를 폈으나 더 이상 골을 만회하지 못 한 채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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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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