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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배당이 늘어야 증시가 산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정부가 기업소득 환류세제, 즉 기업들의 유보자금에 과세를 해서라도 투자나 배당을 늘리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한국은 연간 배당수익률이 1%로 사실상 전 세계에서 꼴찌다. 미국이 2% 후반, 유럽이 3%인 데 비해 반의반도 안 된다. 그렇다면 기업들에는 돈이 없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다. 기업들이 회사 내에 유보한 자금은 기업의 규모에 비해 전 세계 최상위권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 돈은 있는데 투자도 안 하고 고용도 안 하고 배당도 안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재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내 유보금에 대한 과세안이 12년 만에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현금성 자산을 기업 내에 보유한 경우 과세를 해서라도 투자나 배당을 끌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기업들을 좀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게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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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세를 통해 기업 배당이 늘면 주식시장에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첫째,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에 따른 외국인 투자가의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사내 유보금 과세가 배당 성향 증가로 이어진다면 자본의 감소와 ROE 확대효과를 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국내 상장사의 ROE와 외국인 투자가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이다. 이는 ROE가 높아지면서 펀더멘털을 강조하는 외국인 투자가에게도 한국 시장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부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국내 투자자에게 장기 투자 유인 동기가 될 것이다. 주식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자본 차익보다 이자 및 배당과 같은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중요하다. 배당을 통한 월지급식 펀드 등의 확대로 장기 투자가 확대된다면 배당 수익과 주가 상승을 바라보는 직접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간접적으로 펀드를 통해 자금을 관리하는 투자자들도 주식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노령화가 한국보다 먼저 진행된 일본의 경우 지난 10년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월지급식 펀드가 꾸준히 성장해왔다. 일본의 경우 월지급식 펀드가 전체 펀드의 60%에 육박하는 등 한국과는 달리 자본이득 외에도 배당을 통한 주식 장기 투자가 활성화됐다. 한국의 경우 월지급식 펀드는 아직 전체 펀드의 1%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셋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 국가별 밸류에이션을 비교하면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배(청산가치 수준) 수준으로 글로벌 주요국 대비 할인 거래되고 있다. 반면 한국과 산업구조가 비슷한 대만 사례를 살펴보면 양안 관계 등 중국과의 국경 문제로 2000년대 초중반 글로벌 대비 밸류에이션이 디스카운트되던 국가였으나 배당수익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증시도 이머징 안에서 디스카운트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져야 함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업 유보금 과세는 한국에 대한 국내외 시각과 실물경제 및 자금시장의 큰 흐름을 변화시킬 중요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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