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가시권에 들어선 유가 100달러시대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중동산 두바이유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일제히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이들 유가가 한날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절기 수급불안에다 터키ㆍ이라크 사이의 긴장고조로 원유공급이 차질을 빚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주요인이라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수입원유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중동산 원유의 가격산정 기준 유종인 두바이유의 15일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2달러나 오른 76.57달러를 기록했다.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 선물가격도 전날보다 2.44달러나 급등, 배럴당 86.13달러를 기록해 지난 83년 선물거래를 시작한 이래 최고가격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세계경제의 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유가마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 석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달러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금리인상 요인도 상존하는 만큼 소비량으로 세계 6위인 우리도 고유가에 대한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의 대륙붕 개발사업은 물론이고 해외 석유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되 수소에너지와 핵융합 이용 관련기술의 개발 등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다소비형 경제구조를 점진적으로 바꿔나가는 노력이다. 우리는 아직도 일본 등에 비교해볼 때 같은 생산성에도 에너지는 훨씬 더 많이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먼저 국민의식부터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고유가 현상은 과거의 고유가 시대와는 다소 양태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수요증가가 원인인 만큼 유가가 올라도 소비는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처럼 지속적인 가격 상승기에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상요인을 바로 국내 가격에 반영하는 게 마땅하다고 판단된다. 유류세율은 내리되 원유가격의 변화는 소비자가격에 제때 반영해 가격결정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