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달러=70엔대' 진입 가능성

■ 엔高… 어디까지 갈까<br>FOMC 추가 양적완화 규모따라 상승압력 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엔화 가치가 다시 15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1달러=80엔'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FOMC를 앞두고 엔화가 70엔대로 진입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규모에 따라서는 유례없는 엔고ㆍ약달러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전례 없던 '1달러=70엔대' 시대에 대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 FOMC의 2차 양적완화 결정을 앞두고 외환시장의 불투명성이 고조되고 있으며 적어도 FOMC 이전까지는 엔고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3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2.0%에 그치자 미 정부가 상당 규모의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 결과다. 실제로 시장에는 29일 미국의 GDP 발표와 함께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80.37엔까지 떨어지며(엔화가치 상승) 80엔선을 위협한 엔화가 주 초반 일시적으로나마 79엔대를 찍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미국의 한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뿌리 깊은 달러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엔화가 FOMC 결정 이전에 달러당 79엔대에 진입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달러 대비 엔화 사상 최고치는 1995년 4월의 달러당 79.95엔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80엔 붕괴를 위협하는 엔화 강세가 FOMC를 전후한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보다 장기화될지 여부다. 크레디아그리콜은행의 사이토 유우지 외환책임자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향후 6개월 동안 5,000억달러 정도의 규모로 이뤄진다면 달러 매도세가 일단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FOMC의 양적완화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미국의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일면서 약달러, 엔고 추세가 한층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시오이리 미노리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이사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종결됐다는 확신을 주지 못할 정도로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시장에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게 되면서 일본은행이 추가 시장개입에 나선다고 해도 엔화는 달러당 80엔을 넘나드는 초강세를 한동안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일본 기업들도 이미 '1달러=70엔' 시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전자기기 업체인 도시바는 앞서 "1달러당 70엔에도 견뎌낼 수 있는 경영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으며 전자부품 업체인 TDK의 가미가마 다케히로(上釜健宏) 사장도 "1달러=75엔을 버틸 수 있는 체질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혼다 등 주요 수출기업들도 3개월 전까지 달러당 85~90엔으로 내다봤던 엔ㆍ달러 환율 예측치를 7~10엔가량 끌어내려 달러당 80엔으로 대폭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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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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