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군수공장이 예술촌 변신 中 6대 관광지로 떠올라

베이징 다산쯔 '798예술특구'를 가다<br>내달 16일까지 '798 예술제'

지난 24일 개막한 베이징 다산쯔의 '798예술축제' 전경. 군수공장지대의 삭막함에 현대미술이 활력을 더해줘 798예술특구는 중국 6대 관광특구의 하나로 선정됐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 다산쯔(大山子)의 '798 예술특구'에는 평소보다 몇 곱절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 지역 미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북경 798 예술제(Beijing 798 Art Festivalㆍ10월16일까지)'의 개막일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럽과 미국을 제치고 세계 미술경매시장에서 거래량 1위에 오르며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현대미술의 생산 중심지가 베이징이다. 그 구심점인 798예술특구에는 200여 개의 화랑이 몰려있다. 옛 군수공장 지대를 가난한 화가들이 작업실로 활용하면서 90년대 중반에 예술특구가 형성되기 시작됐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이 문화적 공간 재활용의 탁월함을 극찬했고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주목받으면서 중국 6대관광특구 중 하나로 지정됐다. 베이징에만 20만명으로 추산되는 화가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인근 차오창디, 환티에, 지우창 등의 예술촌에 분포하고 있다. 이곳 화랑은 축제 개막일에 맞춰 일제히 야심찬 기획전을 열었다. 현지 라인갤러리 자오슈에 실장은 "전시와 공연 이벤트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축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라며 "전시 운영자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인파가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중국 정치 현실을 풍자한 캐릭터를 강조한 '정치팝'이 대세를 이뤘던 중국 현대미술은 한동안 과열양상으로 거품론까지 일었다. 그 결과 지금은 다양성을 모색 중이다. 이곳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페이스갤러리 베이징점은 이날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중인 설치작가 스털링 루비의 개인전을, 올해 초 새롭게 문을 연 핀(品) 갤러리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인 이용백의 개인전을 개막했다. 또 유럽인 컬렉터 울렌스 부부가 설립한 미술관인 UCCA는 기성작가가 기획한 젊은 작가 기획전을 시리즈로 진행하며 새 인물을 물색 중이다. 라인갤러리는 80년대 생 젊은 작가들의 발랄한 감성을 조망하는 화랑으로 정체성을 확보했다. 아트사이드, 표갤러리, 798 비(BE)갤러리 등 한국계 화랑들도 꾸준히 한국작가를 소개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중국현대미술은 ▦천이페이 등 전통화에 기반한 고전적(classic) 미술 ▦정치팝으로 부상했던 장샤오강ㆍ쩡판쯔 등 서양화풍의 블루칩 작가 ▦거칠지만 시원한 붓터치가 특징적인 70년대생 작가 ▦사적인 감성과 정체성을 화사한 색감으로 보여주는 80년대생 젊은 작가로 크게 나뉜다. 그러나 798 예술특구는 치솟는 땅값으로 가난한 미술인들이 밀려나는 현실, 관광객은 많아도 컬렉터 또는 미술애호가는 현저히 적다는 고민거리도 함께 안고 있다. 조영록 비갤러리 대표는 "중국 전체의 컬렉터 4,000만명 가운데 80% 이상이 고미술 애호가지만 '예술축제'로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798예술특구는 자치적 예술지구라는 점에서 한국의 인사동과 종종 비교되곤 하는데 인사동은 아직 갈 길이 먼 느낌이다. 인사동은 1987년 시작해 올해로 24회째인 '인사전통문화축제'와 2007년에 시작한 '인사미술제'를 열고 있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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