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기업과의 합병 및 나스닥 상장설로 주가가 크게 출렁거리는 등록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나스닥 정규시장이 아니라, 장외시장인 OTCBB나 핑크시트 등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나스닥기업과 합병 소식에 급등= 트래픽ITS는 지난 17일 나스닥 OTCBB에서 거래되는 캐나다의 펜 바이오텍(PBI)사와 예비합병계약을 체결했으며, PBI사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후 상한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우주통신은 17일 합병을 논의중인 미국 사이멕스사의 실사가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18일에는 오히려 주가가 2.64% 떨어졌다. 지난 1월에는 윌텍정보통신이 미국 현지법인 및 OTCBB에 등록된 M를 합병한 후, 합병법인을 나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 투자자 유치 실사작업이 진행중이라고 공시한 것을 전후로 주가가 급등락했다.
이에 앞서 2001년과 2002년에는 한신코퍼레이션과 소너스테크놀로지스(현 인지디스플레이)가 각각 미국 나스닥 상장과 독일 베를린증권거래소 상장을 재료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현재는 무산된 상태다.
◇합병대상 기업 검증필요= 트래픽ITS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진 PBI사는 인공씨감자생산업체로 나스닥 OTC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13일 급하게 OTCBB에 등록했으나, 지난 17일 종가는 1.59달러(약 1,800원)로 낮은데다 거래량 역시 1만3,000주로 미미하다. 이 회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유지를 하지 못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힐 수도 있다”는 요지의 여러 위험요소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통신과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한 사이멕스(Simex)사는 OTCBB에서 퇴출돼 핑크시트(pink sheets)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7일 종가는 58센트, 거래량은 1,000주에 불과한 페니 스톡(penny stockㆍ주가가 1달러 안팎인 초저가주)이다.
◇`나스닥`이란 말에 속지 말아야= OTCBB나 핑크시트는 나스닥이나 미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되지 않은 종목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다.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쟁쟁한 업체들이 있는 나스닥 정규시장과는 다르다.
나스닥 정규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상장요건이 필요하지만, OTCBB나 핑크시트는 상장요건이 필요 없다. OTCBB의 경우 상장이후 SEC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일정 유지조건이 요구되지만, 핑크시트는 이마저도 없다. 국내 제3시장보다도 규제 등이 허술하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