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4월 22일] 쇠고기 협상, 그 다음은?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출문제가 타결됐다. 미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가장 규모가 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이유는 보호무역을 지지하는 노조 기반과의 구태의연한 관계 때문이다. 쇠고기 산지 출신인 맥스 보커스(몬태나주ㆍ민주당), 찰스 그래즐리(아이오와주ㆍ공화당) 상원의원 등은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쇠고기 수입규제를 철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미 FTA 체결에 반대해왔다. 이들은 미국 목축업계를 대변해온 것이다. 한국은 광우병 파동이 발생한 지난 2003년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해왔다. 2002년 미국 목장주들이 한국에 8억달러가 넘는 쇠고기를 수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쇠고기 수입규제에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다. 미국이 한국의 쇠고기 보호주의에 반대하면서 한미 FTA 협상은 진통을 겪어왔다. 한국은 세계 13위의 경제 규모를 갖췄으며 미국의 아시아 핵심동맹국인데도 말이다. 다양한 내용이 담긴 한미 FTA는 농업ㆍ제조업ㆍ서비스업과 관련된 미국 기업들에 이익을 줄 것이다. 덕분에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100억~120억달러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국내 농업 종사자들의 강력한 로비를 무릅쓰고 이 대통령도 FTA 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이 FTA의 모든 분야에서 상당히 양보한 것은 사실이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환경ㆍ노동 분야에 관한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재협상에 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이나 바락 오바마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은 FTA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한국뿐만이 아니라 콜롬비아와의 FTA 체결에도 반대하고 있다. 한미 FTA로 시장을 활짝 열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최근 한국 자동차 시장이 충분히 개방돼 있지 않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 위험한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관한 중요한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 한미 동맹이 미국 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FTA가 실패할 경우 두 나라는 통상과 경제적 이익보다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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