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집단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정부의 주택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의 무게중심을 중도금ㆍ잔금대출 등 집단대출로 옮기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주택담보대출에 제동이 걸린 은행들이 집단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시중금리 상승 움직임과 함께 서민들의 원리금 부담 압박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내년 2월까지 신규분양 및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서는 양도세 면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은행들은 내년 초 분양 물량이 대거 몰릴 것에 대비해 집단대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시중은행 부동산팀의 한 관계자는 "집단대출의 경우 정부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가계대출을 단시간에 늘릴 수 있어 은행들이 시장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재건축 및 재개발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하거나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집단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3월 말 14조407억원 ▦6월 말 14조1,474억원 ▦9월 말 14조3,567억원 ▦11월 말 14조4,897억원을 나타내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1월 말 15조9,493억원 ▦6월 말 16조4,549억원 ▦9월 말 17조4,008억원 ▦11월 말 18조457억원 등을 기록했다. 지난 10개월 동안 집단대출이 3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하나은행의 집단대출은 ▦1월 말 6조6,770억원 ▦6월 말 6조8,486억원 ▦9월 말 7조4,613억원 ▦11월 말 7조8,398억원을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및 정부의 주택 규제 정책으로 가계대출을 늘리기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던 은행들이 다시 가계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 초에는 집단대출을 둘러싼 은행들의 가계대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