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유사 3분기 실적, 원유 결제조건에 희비

SK에너지·S-OIL<br>대금결제, 선적·도착기준 분산<br>고유가 시점 피해 그나마 선방<br>GS칼텍스<br>유조선 출발때 가격으로 계약<br>유가 하락 혜택 못봐 순익 '뚝'


지난 3ㆍ4분기 정유사들의 실적이 원유 결제조건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GS칼텍스는 선적시점의 가격을 기준으로 원유 가격을 결제하면서 유가 하락의 혜택을 보지 못한 반면 SK에너지와 S-OIL은 선적과 도착 기준을 적절히 섞어 결제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3ㆍ4분기 SK에너지는 3,500억~4,000억원의 영업이익과 2,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로 기록적인 실적을 올린 2ㆍ4분기(영업이익 3,990억원, 순이익 2,590억원)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것. S-OIL도 3ㆍ4분기에 2,500억~3,000억원대의 영업이익과 1,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2ㆍ4분기(영업이익 7,076억원, 순이익 3,714억원)보다는 이익이 줄었지만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이 나빠진 점을 감안하면 그런대로 선방한 셈이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ㆍ4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로 정유사들의 실적이 상당히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SK에너지와 S-OIL은 시장의 우려와 달리 그런대로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GS칼텍스는 영업이익은 적자를 면하겠지만 순이익 면에서는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7~9월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SK에너지와 S-OIL이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원유도입 결제방식을 분산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들은 보통 원유 대금을 결제할 때 두 가지 방식을 따른다. 하나는 산유국에서 유조선이 출발하는 시점의 유가가 결제의 기준이 되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유조선이 약 한달간을 항해해 한국에 도착한 뒤 원유가 하역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SK에너지와 S-OIL의 경우 두 가지 가격조건의 계약을 분산해 유가 하락기에 결과적으로 피해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GS칼텍스의 경우는 유조선이 출발할 때의 가격으로 결제하는 계약이 원유도입 계약의 대부분을 차지해 원유 가격 하락기를 맞아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정유업계에서 주로 이용하는 중동산 원유의 경우 두바이산 원유 기준으로 7월 평균 배럴당 127.8달러이던 것이 8월에는 112.9달러, 9월에는 96.5달러까지 떨어졌다. 국제 석유제품 시세도 휘발유 기준 배럴당 7월 134.7달러, 8월 114.32달러, 9월 105.35달러로 떨어졌지만 원유 가격도 함께 떨어져 정제마진 면에서는 그다지 손해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가 발표한 국제시장 정유마진 자료에 따르면 단순정제 마진의 경우 7월 평균 -0.92달러, 8월 1.07달러에서 9월26일에는 5.63달러까지 올라 올 들어 3월과 4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에 머물던 수준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보다도 싸게 거래되는 벙커C유를 투입해 휘발유ㆍ경유ㆍ등유 등을 생산하는 고도화설비의 마진도 7월 4.97달러, 8월 4.06달러에서 9월 하순에는 10달러선까지 올라 경ㆍ등유 가격이 이상급등세를 보이던 올 봄 수준까지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지난 여름 미국 허리케인 등으로 정제마진이 회복됐고 최근 완공한 제2고도화설비도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면서 “화학과 해외 자원개발 분야도 3ㆍ4분기에 선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최근 환율이 급격하게 올라 정유사들의 환차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나 과거의 트렌드를 바탕으로 분석할 때 3ㆍ4분기 SK에너지와 S-OIL의 실적은 플러스냐 마이너스냐가 논의대상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특히 7월 정유사들의 수출마진은 사상 세번째로 좋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GS칼텍스의 경우는 상황이 썩 좋지 않은 분위기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순이익 면에서는 3ㆍ4분기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최근 환율 급등으로 대규모 환차손까지 예상돼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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