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저금리 유탄 맞은 든든 장학금

신청 주춤·채권 조달비용 낮아지면서 매년 수천억 예산 불용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가장학금이 유탄을 맞고 있다. 학생들의 신청 수요가 주춤하고 재원 마련을 위한 채권 조달 비용도 낮아지면서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이 쓰이지 못한 채 불용되는 것이다.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불용예산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장학재단의 출연금 가운데 든든학자금 채권 대납 이자 예산 934억8,000만원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든든학자금은 대학생이 취업 후 상환하는 국가장학금으로 주요 재원은 한국장학재단이 채권을 발행해 마련한다. 지난해 정부는 2,236억9,300만원을 채권 대납 이자 예산으로 책정했지만 9월까지 786억8,400만원만 집행했고 그나마 연말에 집행률이 높아져 모두 1,302억1,300만원을 집행했다. 국회 교문위 관계자는 "든든학자금 사업은 한국장학재단이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과 정부의 직접 출연을 더해 진행된다"면서 "정부는 2011년과 2012년 모두 5,000억원 규모의 지출을 예상했지만 실제 집행은 2,000억~3,000억원 수준에 그쳤고 그중 채권 대납 이자 예산이 불용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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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학자금 사업 예산이 예상보다 쓰이지 못한 이유는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때문. 한국장학재단이 발행하는 채권은 변동금리를 적용하는데 정부가 예산을 세울 때 예상한 금리보다 실제 금리가 떨어졌다.

정부는 2010~2013년 한국장학재단의 든든학자금 채권 조달 금리로 평균 3.19%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3.15%에 머물렀다. 2013년 한 해만 2조9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한 장학재단으로서는 약간의 금리 차이에도 예산이 큰 폭으로 바뀌는 셈이다.

저금리는 대학생의 대출 수요도 줄였다.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든든학자금 대출액은 1조873억원에서 1조5,150억으로 약 5,000억원 가까이 급증했지만 2013년에는 1조7,653억원으로 증가 폭이 줄었다. 올해 역시 1조7,344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인원도 2013년 각각 58만1,770명에서 57만286명으로 하락했다. 대상 기준이 엄격하다는 비판에 따라 정부가 든든학자금의 의무 대출 대상과 성적 기준을 완화했음에도 수요 증가세는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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