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판 '몬산토' 키운다

中 "170억弗 종자시장 지키자"

자국·해외 M&A 적극 지원

대형화로 경쟁력 강화 유도

농업 특허 확보에도 열올려

중국이 종자주권 확보를 위해 중국판 '몬산토' 육성에 나선다. 미국의 거대 농업·농화학 기업인 몬산토는 세계 최대 유전자변형(GMO) 작물 업체로 세계 종자시장의 27%를 장악하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170억달러 규모의 중국 내 종자시장을 지키기 위해 중국 종자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후난신다신은 나스닥 등록 종자 업체이자 중국의 첫 GMO 옥수수 판권을 가진 오리진애그리텍을 인수하려다 실패한 후 다시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종자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M&A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 이후 3농(농촌·농업·농민) 지원정책에 따라 농업 관련 기업의 대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1년 8,700개에 달했던 농업 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5,700개로 줄었고 M&A 건수도 이 기간 3배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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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관련 특허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농업 기업들에게 특허 수를 2013년에 비해 오는 2020년까지 3배로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은 연구개발(R&D)에 소홀했지만 정부가 2011년부터 업체들에 연례보고서를 통해 투자 비용을 보고하라고 강요하면서 이를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대표 농업 기업 롱핑의 경우 R&D 비용은 총 1억5,000만달러로 몬산토 R&D 비용의 1%도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종자주권 확보에 뛰어든 것은 품질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중국 종자시장 자체를 다국적기업에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중국 내 다국적 종자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20%에 불과하지만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농업 컨설팅 회사인 차이나애그의 로런 퓨에트 이사는 "중국 업체의 종자는 다국적기업인 몬산토나 듀폰·신젠타 등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시장을 개방할 경우 중국 내 업체들은 다국적기업의 중간상 역할에 머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자국 상위 50대 종자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2020년까지 60%로 2배 높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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