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임원이 본 하반기 업종별 전망

◎수출 회복세 뚜렷… 불황탈출 청신호/내수 부진 불구 세계경기 상승세/환율 뒷받침되면 상승기류 탈듯/물류 금융비용 절감·규제완화 노력 필수/대선따른 임금·물가 불안정 우려 “걸림돌”우리경제는 하반기에 경기저점을 지나 회복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수출, 생산, 자금, 영업분야 등 현장에서 뛰고 있는 주요업종의 담당임원들이 내다보는 현장 체감경기는 「소폭 회복」으로 나타나 최근 여러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하반기 경기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본지가 8개 주요업종에 종사하는 기업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하반기 업종별 현장경기전망조사」에 나타난 산업별 하반기 경기전망을 요약한다.<편집자주> ▷전기·전자◁ 반도체 가격회복과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기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하반기 경기는 상당히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출의 경우 엔화절상으로 수출경쟁력 회복은 물론 기업내부의 꾸준한 원가절감 노력과 다양한 기능을 첨가한 신제품 출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0%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내수경기는 정보통신의 신규서비스 개시로 단말기 등 일부 품목은 고성장을 보이겠지만 가전제품과 컴퓨터 등은 임금상승률 둔화 등으로 인한 수요위축으로 본격적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20% 증가 한편 경기회복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는 지속적인 금리인하와 규제완화를 꼽았으며 제품원가 절감과 품질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 브랜드이미지 제고 등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하반기에 있을 대선은 선거자금 유입 등으로 단기적으로는 소비증가를 가져올 수 있으나, 이 자금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경우에는 임금·지가·이자율 등의 인상으로 인한 원가상승압력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전세계적으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반도체가격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여 대세상승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이상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D램 등을 위주로 한 신시장 창출과 PC시장의 호조, 멀티미디어 및 네트워크시장의 급속한 성장 등이 반도체 수요를 촉발시킬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만의 메모리 반도체시장 진출, 미국 업체들의 과잉생산 등으로 인한 공급과잉이 수출회복을 가로 막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시장 급속 성장 대선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국내 동향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대다수가 해외기업과 교류하고 있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금리인하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감소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되어 수출중심 체제로 밀어 붙이는 가운데 통상문제에 있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의 경우 엔고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새로운 모델이 가세돼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세계자동차시장의 성장둔화로 증가속도는 꺾여 급속한 증가세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새모델 호조예상 상반기에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내수경기는 수출회복 등 국제수지 개선으로 인한 구매심리 회복, 상반기 판매부진 만회를 위한 업계의 적극적인 판촉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세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의 내수억제 정책과 신규수요 감소, 유가인상, 통상압력 가중, 선진업체들의 소형차사업 확대 등은 이같은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대선이 미칠 영향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으며 단지 유세를 위한 승합차의 수요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1가구 2차량에 대한 중과세 제도 폐지 등 각종 수요억제 정책을 산업활성화 차원에서 어느정도 완화시켜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금리와 물가안정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철강◁ 철강은 엔저에서 엔고로의 전환 등 환율환경 개선의 혜택을 가장 크게 보는 업종으로 하반기들어 가장 빠른 속도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가 내다본 전망치는 1백16으로 8개 주요업종 중 가장 높았다. ○엔고 최대혜택 수출은 국제철강 시황의 호조로 상반기에 비해 12%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내수판매는 자동차·가전 등 수요산업의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반기에는 조선경기 호전과 국내 사회간접시설투자, 임금상승률 둔화 등이 예상되고 있어 그동안 바닥세를 면치 못한 철강산업의 경기를 회복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국제 원료가격이 하반기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금융시장의 경색과 환율 불안정의 지속우려 등은 여전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는 이같은 애로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원자재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대책마련과 정권교체기의 어수선한 사회분위기의 안정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 석유화학은 엔화강세반전 움직임에 힘입어 상반기에 비해 수출은 다소 회복되겠으나 내수는 특별히 호전될 요인없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화업계가 내다본 하반기전망치는 95.2로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반기에는 기초원료인 나프타값이 톤당 2백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폭등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최근 국내·외 유화업체들의 신증설과 정기보수가 마무리되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수출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하반기 경기가 악화되는 이유는 수출의 경우 후발 진입국들의 설비증설로 공급이 넘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시장의 활성화가 늦어지고 있는 점을 들었다. 또 내수는 소비재·건축 등 관련 산업의 수요가 부진하며 정부의 에너지소비 억제시책의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화업계는 이에따라 하반기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금융시장 안정을 통한 금리 안정과 물류 등 비용절감을 위한 적극적인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특히 하반기에 있을 대선이 물가나 인력부족 등을 유발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선◁ 조선산업의 하반기 경기전망치는 1백5로 상반기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올 상반기에도 조선경기는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올 전체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재미를 보리라는 전망이다. 업계는 경쟁상대인 일본이 이미 2000년초까지의 물량을 확보해 상대적으로 수주여력이 많고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개선된 점을 호전의 배경으로 꼽았다. ○완만한 회복세 조선업체들은 그러나 정치·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외국의 국내시장개방압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점은 회복세를 더디게 하는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연말 대선이 돈선거가 된다면 통화팽창에 따른 물가상승과 임금상승으로 경쟁력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반기 조선경기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나려면 금리안정과 노사화합을 첫 손에 꼽았으며 노후선에 대한 규제강화, 미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 안정 등도 거론됐다. 일본과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환율에 대해서는 1백엔당 8백80∼9백원은 유지해야 한다고 봤다. ▷기계◁ 기계산업은 관련산업인 건설경기와 설비투자 둔화로 상반기에 비해 큰 변화없이 이렇다할 회복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가 내다본 전망치는 1백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엔화강세 반전이 아직 불투명해 수출경쟁력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의 수출확대를 위한 노력에 힘입어 수출은 한자릿수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내수판매는 여전히 좋지 않을 전망이다. 기계업종의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내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아직 얼어붙어 있고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악화와 대선 등에 따른 투자불안 심리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내수판매는 상반기 보다 5∼10% 정도 감소해 수출증가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는 기계산업의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수입자유화와 다변화제도 등 국내산업보호 제도를 일정기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국내 업계의 설비투자 마인드가 살아날 수 있도록 금리인하와 노사안정, 규제완화 등의 지속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섬유◁ 전반적인 경기회복 여파가 섬유업종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에 있어서는 선진국들의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상반기와 비슷한 3∼5%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반환과 중국경기의 퇴조, 원료가 인상으로 인한 고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값 폭등 내수 또한 경기부진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 위축과 계절적인 비수기의 영향이 겹쳐 상반기보다 호전될 기미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제품가격 하락으로 제조업체의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수입의류의 증가와 만성적인 인력부족 등도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선과 관련해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자가 지배적이었고 무엇보다 중소기업이 95%이상인 섬유업종의 경우는 자금흐름이 우려돼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물류·금융비용 절감과 행정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고 인력부족 해결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설문에 답해주신 분들 ▲강용수 (주)유공이사 ▲김광석 대우중공업 영업담당상무 ▲김구희 (주)신원전략기획이사 ▲김기영 삼성전관 재무팀이사 ▲김락주 LG반도체경영기획이사 ▲김동규 기아중공업 기획담당이사 ▲김용운 포항제철 전무 ▲김재용 (주)대우경영기획이사 ▲김호현 한라중공업 영업담당 부사장 ▲김동현 동국제강 이사 ▲김안강 현대자동차연구원 ▲김영귀 기아자동차사장 ▲박상호 삼성전자이사 ▲박훈석 유화학협회 상무 ▲배영모 대우전자이사 ▲배영진 (주)새한 산업필름담당이사 ▲서정욱 철강협회부회장 ▲송재국 LG상사 경영기획이사 ▲신덕 한진중공업 경영기획이사 ▲양진모 대우중공업 국제금융이사 ▲윤철수 LG산전 경영관리이사 ▲윤영철 한국기계공업진흥회 상무 ▲임세경 LG전자영업담당상무 ▲이성상 대우자동차이사 ▲이윤영 LG화학 경영전략이사 ▲이종수 현대정공 공작기계담당상무 ▲장석환 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정경훈 동방T&C섬유본부 전무 ▲정덕영 자동차공업협회부회장 ▲정의용 삼성전자 이사 ▲정종하 삼성종합화학 이사 ▲정홍식 삼성물산이사 ▲조창호 한화종합화학 이사 ▲주종익 해태전자전무 ▲최동건 효성T&C경영기획상무 ▲최완종 삼성중공업 영업담당 이사 ▲하창윤 현대중공업 기획담당이사 ▲한정건 인천제철이사 ▲황정렬 삼성중공업 영업담당전무 ▲허찬 (주)쌍용기획이사(40명·가나다순)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